"연말까지 안전자산 투자…국내외 채권형 펀드 추천"
“재테크의 첫걸음은 투자 성향을 진단해보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공격형인지 안정형인지 따져보고 그에 맞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짜야 합니다.”

김인태 농협은행 마케팅부문 부행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자성향을 모른 채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자산관리 효율성이 떨어지고 만족도 역시 낮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투자 성향은 크게 공격형, 중립형, 안정형 등으로 나뉜다. 여기에 투자기간까지 감안한다면 보다 체계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고 김 부행장은 설명했다.

김 부행장은 “요즘은 은행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 몇 가지 설문조사를 거치면 투자 성향을 손쉽게 알 수 있다”며 “은행 창구를 방문해 관련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면 기간에 따라 약정 이율을 적용받는 예·적금, 달러 정기예금 등을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좋다”며 “일정 수준의 위험 수용이 가능하다면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 등을 눈 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요즘 재테크 시장의 화두로는 미·중 무역분쟁을 꼽았다. 김 부행장은 “미·중 무역분쟁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라며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면 서로 보복관세를 연이어 부과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된다면 개별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는 경기 부양책도 소용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 경우엔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국채, 달러, 금 등의 안전자산이 각광받을 전망이다.

그는 “미국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미·중 무역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가 사라질 경우엔 안전자산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위험자산이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 경기 전망도 잘 살펴 자산관리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게 김 부행장의 얘기다. 김 부행장은 “경기 둔화를 넘어 경기침체까지 이르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미국을 비롯한 유럽, 중국 등이 통화 완화를 통해 경기부양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까지 오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시장을 억눌렀던 변수가 일부 안정화되면 주식시장 같은 위험 자산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국내 및 해외 시장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안정성을 기본 전략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김 부행장은 조언했다. 그는 “안정적인 상품으로 국내 및 해외 채권형 펀드를 추천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단기 채권상품보다 장기 채권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 수익률은 정기예금보다 연 1~2%포인트 정도 높은 연 3~4%대로 두라고 조언했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선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큰 시기”라며 “장기간 투자하게 되더라도 무리가 없을 만큼 자산 체력에 맞게 환금성을 생각하면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시중에 유동자금은 많은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이유로 안전자산 투자처로 부동산 시장을 다시 주목하는 투자자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행장은 “자산 관리 전략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투자는 스스로 관심을 갖지 않고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투자 성향을 토대로 경제나 정치 등 시장 동향에 촉각을 세우면서 적절한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재테크 초보자인 20~30대라면 3년 이상 기간을 정해 종잣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저축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원금이 보장되면서 안정적으로 돈을 불려간다고 생각하라”고 덧붙였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