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의 수출 물량과 금액이 3년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디스플레이 화학 반도체 등 주력 수출 제품의 가격이 줄줄이 떨어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9년 6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06.29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3% 떨어졌다. 2016년 1월(-7.6%) 후 가장 큰 낙폭이다. 수출물량지수는 기준 시점인 2015년 수출 물량을 100으로 놓고 수출 물량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산출한 지표다.

LCD(액정표시장치) 수출이 줄면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업종의 수출 물량이 8.7% 하락한 여파가 컸다. 화학제품(-6.2%)과 석탄 및 석유제품(-12.6%) 수출 물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수출 물량에 가격 요소까지 고려한 수출금액지수는 지난달 103.65로 전년 동기 대비 15.5% 하락했다. 이 지수도 2016년 1월(-18.1%) 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 총액(-24.1%)이 5월(-25.0%)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 하락세를 보인 영향이다.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달 4.6% 내렸다. 2017년 12월부터 19개월 연속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12월부터 2012년 6월까지 31개월 연속 내려간 뒤 최장 기간 하락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