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지난 19일 600만원대에 거래를 시작해 23일 645만원 안팎까지 급등했다. 차익 실현 매물이 늘면서 25~26일에는 610만~620만원 선으로 한발 물러섰다. 비트코인 값이 올초 400만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회복세지만 ‘코인 광풍’이 절정이던 2017년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반토막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거래소공개(IEO) 방식의 가상화폐 판매가 주목받고 있다. IEO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자체 기준에 따라 선별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투자자에게 소개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올 들어 일부 거래소에서 이뤄진 IEO에서 수초~수분 만에 물량이 매진되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
IEO는 상장되지 않은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기존 가상화폐공개(ICO) 방식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이다. ICO는 투자자가 해당 업체 백서(사업 계획서)를 확인하고 진위를 직접 판단해야 했다. 업체와 개인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 문제 때문에 사기 등에 노출될 여지가 컸다. IEO는 전문인력의 1차 검증을 거치는 데다 거래소 상장을 전제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투자위험 부담이 적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IEO는 ICO의 변형된 형태에 지나지 않아 ‘불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IEO가 과열되면 정부가 언제든 철퇴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거래소 측의 검증을 개인투자자가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남는다. IEO를 진행한 거래소 중엔 대형 업체도 있지만 인지도가 낮은 소규모 업체도 적지 않다.
봄 성수기를 맞아 서울 강남 분양시장 문이 활짝 열린다. 예년보다 다소 늦은 시점이지만 알짜 분양 물량이 집중된다.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과 가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강남 분양의 성패가 올해 분양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강남 분양 ‘스타트’2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분양이 시작된다. 6월까지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5개 단지 3554가구가 공급된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분은 738가구다. 예년보다 늦은 시점에 분양이 시작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네 배가량 많은 물량이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 단지가 줄줄이 공급된다. 포문은 GS건설이 연다. 지난 26일 ‘방배그랑자이’ 모델하우스를 개장했다. 방배동 옛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다. 최고 20층, 8개 동, 758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59㎡ 77가구와 74㎡ 53가구, 84㎡ 126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소형인 전용 59㎡에도 4베이 설계를 적용했다. 방 세 칸과 거실을 전면에 배치해 채광과 통풍이 좋은 구조다. 단지 인근에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이 있다. 도심 단지로는 흔치 않게 주변에 녹지가 많다. 서리풀공원과 매봉재산, 우면산이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다.현대건설은 일원동 대우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포레센트’를 공급한다. 개포지구의 1기 재건축 단지 가운데 막차 분양이다.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대청역이 가깝다. 아파트 옆 늘푸른공원과 바로 이어지도록 동선이 설계됐다. 사우나와 옥상정원 등 고급 입주민 편의시설을 들인다. 입주 땐 연접한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과 ‘디에이치 자이 개포’(2021년 입주) 등의 재건축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어서 소음과 분진 등에 시달릴 염려가 없다. 아파트는 지상 최고 22층, 4개 동, 184가구로 이뤄진 소형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121㎡ 62가구다. 30일 1순위 청약이 예정됐다.삼성물산은 다음달 강남 한복판에서 ‘래미안 라클래시’를 분양한다. 삼성동 상아2차를 재건축하는 단지다. 지상 최고 35층, 7개 동, 679가구 가운데 115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전용 71㎡ 44가구와 84㎡ 71가구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아파트 바로 앞이다. 연주중과 영동고, 경기고, 진선여고가 가깝고 대치동 학원가도 가깝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와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 강남권의 굵직한 개발 호재를 그대로 입는 단지다. 코엑스몰과 현대백화점 등 대형 편의시설도 가깝다.강남은 다를까이들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중후반대를 넘을 전망이다. 방배 그랑자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687만원이다. 디에이치 포레센트 또한 3.3㎡당 4569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지난해 말 분양한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과 비교하면 3.3㎡당 100만~200만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아직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승인을 받지 않은 래미안 라클래시와 역삼동 개나리4차 재건축은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 후반~5000만원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그러나 분양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분양 불패’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줄곧 떨어진 까닭이다. 1분기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8.6 대 1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37.5 대 1)보다 크게 낮다.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거나 1순위에 청약을 마감하지 못하는 단지도 있다. 연초 분양한 단지들은 수개월째 미계약 물량 판촉을 진행 중이다.당첨자들의 가점 역시 뚝 떨어지고 있다. 올 들어 서울에서 분양한 18개 단지 당첨자의 ‘커트라인’ 평균은 31.50점으로 지난해(42.64점·28개 단지)보다 10점 이상 낮아졌다. 가점제로만 당첨자를 뽑는 전용 85㎡ 이하 주택형의 전체 당첨자 평균가점 또한 55.59점에서 46.59점으로 9점 떨어졌다. 한 대형 건설사 분양사업팀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 분양 성적이 부진하면 올해 전국 분양시장이 침체에 접어드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전문가들은 ‘무난한 성공’을 점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 조정폭이 크지 않은 데다 강남은 청약 대기 수요가 두터운 편”이라며 “청약자격과 중도금대출 문제로 초기 미계약 물량이 나올 수 있겠지만 무순위 청약을 통해 무리 없이 분양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이달 초 서울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사전 무순위 청약에는 1만4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1순위 청약자 수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이처럼 최근 분양시장에 청약통장을 쓰지 않는 무순위 청약이 관심을 끌고 있다.29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사전 무순위 분양을 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1만4376건의 신청서를 받았다. 일반분양 물량(1120가구)이 모두 미계약되더라도 경쟁률이 12.8 대 1에 달하는 수준이다. 1순위 청약자 수(4857명)를 크게 웃돈다. 사후 무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에도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미계약분 174가구를 분양받기 위해 5835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33.5 대 1로, 앞선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11 대 1)의 3배를 넘었다.무순위 청약은 자격 미달 등의 이유로 부적격자로 당첨이 취소되거나 계약 포기에 따른 잔여 물량을 분양하는 제도다. 무순위 청약엔 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당첨자는 추첨으로 결정되며 당첨돼도 이력이 남지 않아 다른 물량에도 1순위 청약을 넣을 수 있다. 절차도 간편하다. 지난해 발표된 ‘주택공급규칙’ 변경안에 따라 기존에는 개별 단지에서 했던 미계약 잔여 가구 모집을 2월부터는 인터넷에서 할 수 있다. 단 투기과열지구 및 청약과열지역에서 잔여 물량이 20가구 이상인 경우만 적용된다.복잡해진 청약제도와 대출 규제로 인해 계약을 포기하는 청약 당첨자가 늘면서 무순위 청약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분양가 9억원 이상 단지가 속속 나오는 점도 무순위 청약 도입에 영향을 미쳤다. 고분양가 단지에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는 대부분 청약가점이 낮은 자산가나 1순위 기회가 차단된 유주택자가 많기 때문이다. 5월 분양 일정에 들어가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방배그랑자이’ 역시 다음달 2~3일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방배그랑자이의 가장 작은 전용 59㎡ 분양가격은 10억1200만~12억3000만원 수준이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방배그랑자이가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기 전부터 관련 문의가 이어졌다”며 “사전 무순위 청약이 흥행하면 홍보 효과가 커져 본 청약에서도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경기 과천 과천지식정보타운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GS건설이 다음달 ‘과천 제이드 자이’를 공급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과천 시가지 재건축 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한 게 특징이다.단지는 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 들어선다. 일대에서 처음 분양하는 단지다. 지상 최고 25층, 7개 동, 647가구 규모다. 모두 소형 면적으로 구성됐다. 전용면적별로 49㎡ 231가구, 59㎡ 416가구다. 전용 49㎡는 두 가지 주택형, 59㎡는 네 가지 주택형이다.아파트가 들어서는 지식정보타운은 과천에 새로 조성되는 공공택지다. 약 135만㎡ 땅에 아파트 단지와 상업·업무·교육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조성이 끝나고 기업 입주가 마무리되면 서울 의존도가 높은 과천의 자족 기능을 한 층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교통망이 촘촘하다.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강남순환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이 주변에 많다. 지식정보타운 부지엔 지하철 4호선 역이 신설되는 것으로 계획됐다. 인근 정부과천청사역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개통할 예정이다.모델하우스는 신분당선 동천역 앞인 용인 수지구 동천동 901에 마련된다. 입주 예정일은 2021년 11월이다.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