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카드)
(사진=롯데카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이어 롯데카드 매각 소식이 전해진 카드업계가 침통한 분위기다. 28일 금융업계에서는 롯데카드를 시작으로 카드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롯데지주가 롯데카드를 매각한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새 주인을 찾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1700명에 달하는 롯데카드의 직원 수가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와 함께 구조조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롯데카드 인수 후보군으로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거론되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신규 고객이 늘어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9월 기준으로 직원 수가 1706명에 달하는 롯데카드를 우리카드(571명)와 하나카드(752명)가 인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부진한 실적과 많은 직원 수는 롯데카드의 인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롯데카드 매각 작업이 장기화될 경우 롯데가 매각 성사를 위해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매각이 결정된 후 사내 메시지를 통해 "롯데카드의 대표이사로서 약속드리건대 우리 임직원들의 삶이 불안해지지 않을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이 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내에서는 인력감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롯데카드를 시작으로 카드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는 올해 1월 희망퇴직을 단행해 각각 200여 명, 23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고 최근 현대카드도 컨설팅 업체로부터 400명의 인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조언을 받은 상황이다.

또한 롯데카드 외에도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에 대한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금융위는 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구간을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해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올해 1~3분기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올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1조28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했다. 신한카드를 비롯한 4개 회사의 순이익이 최대 50% 가까이 줄었고 일회성 이익 또는 손실을 감안하면 모든 카드사의 순이익이 감소했다.

한 카드노조 관계자는 "금융위가 발표한 카드수수료 인하안이 실현되면 카드사는 약 1조4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며 "지난해 8개 카드사의 전체 순이익이 1조2000억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모든 카드사는 적자를 감수하고 노동자들은 거리에 나 앉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