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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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전통 강자인 중식과 일식을 중심으로 메뉴 지각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기성세대에게 짜장면, 짬뽕으로 인식되던 중식이 젊은 층에서는 마라탕, 훠궈(중국식 샤부샤부·사진) 등 현지식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식 역시 돈가스, 초밥 등 대표 메뉴가 아니라 한상차림의 소박한 가정식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마라탕 전문점은 최근 5년 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대학가마다 마라탕 전문점 한두 곳은 찾아볼 수 있다. 마라탕은 중국 쓰촨성의 전통 요리로 맵고 얼얼한 맛의 마라 향유에 육수와 각종 식재료를 넣고 끊인 음식이다. 초피라는 향신료를 사용해 혀가 마비되는 듯한 얼얼한 맛이 특징이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이색적인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늘어나는 국내 중국 동포와 유학생들도 마라탕의 인기에 한몫했다.

전문 프랜차이즈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2010년 서울 대림점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라화쿵부는 전국에 40여 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피슈마라홍탕, 하오판다 등의 프랜차이즈가 생겨났다. 중국에서 들어온 훠궈 전문점 하이디라오도 2014년 서울 명동 1호점을 시작으로 강남, 홍대, 건대, 대학로, 영등포 매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갔다 온 직장인 박지현 씨(28)는 “중국에서 먹던 그 맛이 생각나서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화려한 코스요리, 혹은 저렴한 돈가스로 양극화됐던 일식에 가정식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면서 관련 전문점이 늘어나는 추세다. 인스타그램에서 일본 가정식을 해시태그(#)로 달고 있는 게시물은 20만 개를 넘어선다. 서울 강남역 인근의 일본 가정식 전문점 토끼정은 하얀 감자 크림을 듬뿍 얹은 크림카레우동을 대표 메뉴로 내세워 20~30대의 인기를 끌고 있다. 토끼정은 3년 만에 전국 30여 개 지점을 보유 중이다. 돈돈정, 오후정 등 일본 가정식 전문점도 각각 65개, 8개 지점을 두고 있다.

일본 가정식의 인기는 늘어나는 방일 한국인 수와 그 결을 같이한다. 일본 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569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2% 늘었다. 지난해 방일 한국인은 714만 명이었다. 일본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인 중국(735만 명)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치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