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가 5년여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물가 오름세는 농산물, 공산품, 서비스 등 전방위에서 나타나고 있다. 농산물 작황 부진, 인건비 상승, 고유가 등이 겹친 탓이다. 생산자물가가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생산자물가 5년여 만에 '최고'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8년 9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5.78로 2013년 8월의 105.81 후 5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 달 전보다 0.3%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7% 올라 2016년 11월 이후 2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도매시장 등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말한다. 한은은 2010년 물가를 100으로 놓고 물가지수를 산출한다.

가격 오름세는 상품 분야에서 농산물 가격이 주도했다. 농림수산물지수는 136.57로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폭염이 한창이던 8월에 전월 대비 8.7%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도 1.5% 상승했다. 공산품은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0.3% 올랐다. 전력, 가스 및 수도가 한 달 전보다 1.5% 뛰었다. 7~8월 한시적으로 적용된 전기료 누진제 완화 정책이 지난달 종료되면서 오름폭이 컸다.

서비스 생산자물가지수는 112.62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전월과 대비해선 0.1% 올랐다. 휴가철이 지나면서 수상·항공운송은 전월 대비 3.3%, 음식점 및 숙박은 0.1% 떨어졌다. 하지만 위생·재활용서비스(147.62), 교육서비스(123.84) 등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인건비가 사업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임을 감안하면 최저임금 상승에 추석 상여금 지급 등이 겹치면서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상품,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102.37로 지난 8월보다 0.2% 상승했다. 원재료와 중간재는 각각 0.1%, 최종재는 0.3% 올랐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