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먹는 신흥국 자본 유출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인도네시아 발리 연차총회 개막에 앞서 10일 배포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융위기 뒤 선진국의 저금리 정책에 힘입어 신흥국으로 밀려들었던 자금이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을 계기로 급격히 이탈하는 최악의 국면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신흥국(중국 제외) 자본 유출 규모는 최대 1000억달러(약 113조4000억원)에 달해 자산가격 급락과 기업 연쇄 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IMF는 “가능성은 낮지만 한 번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주는 ‘테일 리스크(tail risk)’가 현실화하면 외부 의존도가 높은 국가와 기업은 최악의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조사 대상 신흥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가 과다하고 외채 비율이 높아 채무 불이행이 우려되는 국가의 비율이 5년 전 25%에서 올해 4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