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자동차에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 규모가 연간 22.7%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독일 일본 중국 등 대미 자동차 주요 수출국 가운데 감소율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미 자동차 고관세 부과의 주요국 영향’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수입 완성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 대수의 감소율은 연간 22.7%(16만2000대)에 달한다. 이어 일본 21.5%(42만4000대), 중국 21.3%(9000대), 독일 21.0%(14만9000대) 순이다.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 대수는 일본 196만 대, 한국 72만 대, 독일 71만 대, 중국 4만 대다.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수출 감소율이 높은 까닭은 관세 부과 시 한국산 자동차의 소비자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25%를 소비자가격에 100% 반영할 것으로 가정했다. 수입차 가격이 1% 오르면 수입량의 1.77%가 미국 차로 대체된다고 봤다.

관세 부과에 따른 한국산 자동차의 소비자가격 상승률은 23.9%로 전망됐다. 일본(23.3%) 중국(23.1%) 독일(22.9%) 등 주요 국가 중 가장 높다. 문병기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은 4.3%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다”며 “이는 소비자가격에 비해 제조원가가 높다는 뜻으로, 그만큼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도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자동차 가격이 오르면서 미국 내 자동차 소비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25% 관세 부과 이후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소비자가격은 대당 평균 2만7321달러에서 3만346달러로 3025달러(11.1%)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차는 평균 2만6651달러에서 3만2882달러로 6231달러 오를 전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