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정부의 국세 수입이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157조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보다 19조3000억원 더 늘었다.

경기둔화 우려에도 稅收만 호황… 상반기 19조3000억원 더 걷혔다
기획재정부는 10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를 통해 지난 6월 국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4000억원 많은 16조5000억원이 걷혔다고 밝혔다. 1~6월 누계 수입은 157조2000억원이었다. 세수 목표 대비 실제 수입액을 뜻하는 진도율은 전년 동기보다 3.7%포인트 오른 58.6%였다. 경기 둔화 가능성이 불거지는 가운데 세수 풍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올해 세수 확대는 소득세와 법인세가 주도했다. 올 상반기 법인세 수입은 작년 상반기보다 7조1000억원 증가한 4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세의 세수 진도율은 64.4%에 달했다. 소득세는 6조4000억원 증가한 44조3000억원이 걷혔다. 법인세와 소득세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7.1%, 6.4%로 주요 세목 중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법인세 수입 급증은 지난해 기업 실적 호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는 주요 대기업의 법인세 인상까지 반영돼 세수 증가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소득세 수입 증가는 부동산시장 호황이 이끌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양도소득세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부자증세의 영향으로 일부 고소득 근로자의 원천징수세율이 상승한 점도 세수 확대에 기여했다.

하지만 세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출이 늘면서 상반기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3조500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사회보장성 기금수지(22조원 흑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는 25조5000억원에 달했다. 적자 폭은 작년 상반기보다 1조4000억원 늘어났다. 주요 사업 예산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재정 운용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280조2000억원 규모의 올해 주요 관리대상 사업 중 6월까지 집행액은 174조1000억원으로 연간 계획 대비 62.1%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67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조3000억원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자리와 혁신성장, 거시경제 활력 제고를 뒷받침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적극적 재정 기조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