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1%나 감소한 1조6천3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영업 실적이 전년보다 하락했는데, 올해는 더 악화한 것이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2018년 상반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를 열고 이 같은 상반기 영업 실적을 발표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과 견줘 1.1% 감소한 47조1천484억원(자동차 36조2천414억원, 금융·기타 10조9천70억원), 경상이익은 29.7% 줄어든 2조547억원, 당기순이익은 33.5% 감소한 1조5천424억원이었다.

이 기간 자동차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224만1천530대를 팔았으나 실적은 악화했다.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공장 가동률 하락 등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등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코나와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판매 모멘텀(추진력)이 향상되고,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신흥시장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체적인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 등 비우호적인 환율 여건과 미국 등 주요 시장 재고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인 공장 가동률 하향 조정이 일시적인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지며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풀이했다.

2분기 실적만 떼어서 봐도 판매대수는 작년 같은 시기보다 10.6% 증가한 119만2천141대로 늘고 매출액은 1.7% 증가한 24조7천118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29.3% 빠진 9천508억원에 그쳤다.

상반기 판매를 보면 국내 시장에서 코나와 싼타페 등 신형 SUV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작년보다 2.8% 증가한 35만4천381대를 팔았고, 해외시장에서도 유럽 권역과 주요 신흥시장 등에서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작년보다 4.8% 늘어난 188만7천149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 주요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등은 모두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작년 상반기보다 1.9%포인트 하락한 3.5%에 그쳤다.

현대차는 향후 자동차산업 전망과 관련해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와 미국 금리 인상, 그리고 이에 따른 신흥국 중심의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불확실한 경영 환경 극복을 위해 현대차는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모델 공급을 확대해 판매 경쟁력을 제고하고, 급변하는 모빌리티(이동성) 환경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작년과 견줬을 때 환율과 고정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것이 맞다"며 "그러나 전 분기와 비교해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신형 싼타페의 미국 판매가 하반기에 본격화되는 만큼, 판매 확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