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1일(현지시간) 관계 당국 실무자들로 구성된 ‘시장 무결성 및 소비자 사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다고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번 TF출범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의해 이뤄졌으며, 특별 주시 항목에 ‘디지털 통화(암호화폐)’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암호화폐가 미국에서도 중요 이슈로 관심을 받았다.

TF에는 미국 법무부 부장관을 비롯한 사법 당국 인사들이 대거 포진됐다. 재무부 장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등도 업무에 협조하도록 했다.

미국은 사기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막으면서 한편으로 기관 투자자 유입을 허용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SEC는 올 상반기에만 센트라코인 등 수백억원대의 굵직한 암호화폐 공개(ICO) 사기를 적발해내는 등 투자자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되 관련 산업 활성화도 병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암호화폐 기업 서클(Circle)은 미 연방법이 인정하는 정식 은행 자격취득을 준비하고 있고,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증권사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이달 2일에는 기관투자자 전용 서비스도 오픈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사기를 특별 주시한다는 소식에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암호화폐 시세는 일제히 하락했다. 13일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707만7000원을 기록했다. 3일 전에 비해 6% 이상 하락한 수치다. 이더리움은 49만4500원, 이오스는 8085원을 기록하는 등 전체 암호화폐 시세가 이 기간 평균 6~8% 내렸다.

전문가들은 “제도권 편입을 위해 허들을 높이고 단속을 강화하면서 일시적 잡음이 생길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건전성이 강화되고 기관투자자들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객원기자 san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