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농산물과 금속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19일(현지시간) 급락세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상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이날 거의 모든 원자재 시장이 출렁거렸고 특히 대두(콩)를 비롯한 농산물에 미친 충격이 컸다.

미국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7월 인도분 콩 가격은 장중 한때 2008년 12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부셸당 8.41∼8.50달러까지 내려갔다.

옥수수 7월물과 겨울 밀 7월물의 가격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주산지인 미국 중서부 지역의 작황이 호조라는 소식도 두 농산물 가격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대의 대두 수입국인 중국의 보복을 우려한 농산물 펀드들이 공격적으로 계약을 청산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애그리소스의 댄 배스 사장은 "중국이 수입을 20% 줄인다고 해도 이는 대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산물 부문은 미국 무역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상태다.

중국이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중서부 지역을 보복 대상으로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원자재 시장도 '출렁'… 대두값 10년래 최저
주요 농산물인 대두는 미국의 1위 대중 수출 품목이다.

돼지 사육이 늘어나는 탓에 중국의 수요는 지난 수십 년간 급증세를 보였고 지난 5월 무역전쟁의 무마책으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을 대폭 늘릴 것을 다짐하면서 콩 수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었다.

코메르츠방크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산 대두의 대중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보복 관세로 꺾여버렸다"고 말하고 "가격을 대폭 인하하지 않고서는 미국이 대체 소비처를 찾기가 힘들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건설자재용 철강 제품이 미국의 추가 관세 대상 품목에 포함된 탓에 관련 원자재와 제품의 가격도 급락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철근 선물의 가격은 장중 4.3%가 떨어져 지난 3월 이후 최대의 낙폭을 보였다.

중국 다롄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철광석 가격은 6.4% 하락하면서 2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글로벌 제철회사인 티센크루프, US 스틸, 아르셀로미탈은 물론 글렌코어, BHP빌리턴 같은 광산 대기업의 주가도 부진했다.

알루미늄, 니켈, 아연 등 산업용 비철금속의 가격도 2% 이상 떨어졌다.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업체인 미국의 프리포트 맥로런, 미국 최대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모아의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