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직원들이 ESS센터에서 공장 내 에너지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ESS센터에서 공장 내 에너지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과 전기전자, 건설기계 부문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십(선박)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스위스 선박 엔진 전문회사 빈터투어 가스앤디젤(WinGD)과 선박 엔진 진단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가 선박 엔진에 대한 모니터링과 고장진단, 원격 서비스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항해사마다 서로 다른 운항법을 표준화하고 엔진 정보를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의 스마트십 사업에는 ‘최초’ 타이틀이 많이 붙는다. 2011년에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십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이 적용된 선박은 300여 척에 달한다. 지난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세계적인 해운사 바흐리와 스마트십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된 배경이다. 지난해 7월에는 업계 최초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경제적으로 선박 운항 관리를 할 수 있는 ‘통합스마트 선박솔루션’을 개발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에서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현대일렉트릭은 스마트 에너지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빌딩과 공장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3월에는 ICT 에너지 솔루션 브랜드 ‘인티그릭’을 출범했다.

현대일렉트릭의 에너지 솔루션 사업은 에너지와 스마트십, 전력설비 자산관리 부문으로 나뉜다. ‘에너지 솔루션’은 전력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목표다. 빌딩의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는 ‘BEMS’, 공장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는 ‘FEMS’, 유휴 전력을 보전했다가 전력 사용이 증가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ESS’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스마트십 솔루션’은 자동화된 선박 운영 체계를 마련해 최적 운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전력설비 자산관리 솔루션’은 전력 설비의 점검, 보수 시기를 최적화해 유지 비용을 최소화하는 서비스다.

현대건설기계는 ICT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토대로 한 지능형 굴삭기를 개발 중이다. 올 상반기까지 굴삭기 작업 장치의 위치를 인식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MG(machine guidance)’ 기술을 상용화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MG 기술을 기반으로 특정 작업에 대해 반자동화가 가능한 ‘MC(machine control)’ 기술을 상용화한다.

이 같은 기술이 도입되면 작업 과정에서 불필요한 조작이 사라져 공사 비용과 시간을 혁신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아울러 작업 장치가 지정된 영역 밖으로 움직이는 것을 제한해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운전자의 작업 패턴을 인식해 동력 공급을 최적화하거나 연료 소모를 줄이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굴삭기 운전자도 측량자의 도움 없이 작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AI 관련 기업 등과 협력해 미래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