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 개발에 돌발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보행자 사망사고를 낸 데 이어 테슬라의 전기차도 최근 두 건의 심각한 사고를 내 미국 교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우버 등 370여 개 회사와 함께 자율주행 칩을 개발해온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시험을 전면 중단했다.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에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기술 개발을 막아선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우버 이어 테슬라도 사고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27일(현지시간) 자율주행 기능(오토파일럿)이 적용된 테슬라 모델X가 지난주 캘리포니아주(州)에서 낸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38세 남성이 운전한 모델X는 지난 23일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다른 차량 두 대와 충돌한 뒤 배터리 폭발로 불탔고 운전자는 사망했다.

NTSB는 “이 차량이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고 있었는지 불분명하다”고 밝혔지만, 자율주행 시스템 오작동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NTSB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지난 1월 로스앤젤레스 인근 컬버시티에서 테슬라의 모델S가 멈춰선 소방차를 들이박은 사고도 조사 중이다. 이 차는 오토파일럿 모드로 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소식들이 알려지자 테슬라 주가는 이날 8.22%나 폭락했다. 테슬라 폭락엔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이날 신용등급을 B3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무디스는 테슬라가 작년 말 34억달러(약 3조6400억원)의 자금을 갖고 있었지만 모델3 양산 지연으로 올해 20억달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상등 켜진 '미래車 개발'
엔비디아 등 관련주도 급락

지난 18일 자율주행차 사망사고를 낸 우버는 애리조나주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시험운행 면허를 잃은 데 이어 캘리포니아주에서도 4월부터 운행할 수 없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자동차국(DMV)이 오는 31일자로 기존 면허가 소멸되는 우버에 새 허가를 얻으려면 지난주 사고를 해명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우버는 지난주부터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온타리오 등의 공용도로에서 시행하던 자율주행 테스트를 모두 중지했다.

우버 차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구글 웨이모와 특허분쟁을 벌이다 지난달 합의한 우버는 이후 웨이모 기술을 모두 제거했다. 로이터통신은 우버가 2016년 자율주행차를 볼보로 바꾸면서 물체를 감지하는 기기인 라이다를 7개에서 1개로, 카메라도 20개에서 7개로 줄였다고 지적했다.

우버 사태의 불똥은 그래픽칩(GPU)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만드는 엔비디아로도 튀었다. 엔비디아는 이날 연례행사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 2018’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버의 파트너사로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테슬라뿐 아니라 엔비디아 주가도 7.76% 급락하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매도세를 유발했다.

“섣부른 규제보다 기술 개발” 목소리 커

자율주행차 사고가 잇따르자 규제 강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차드 밀러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자율주행차와의 신혼여행은 이번 사건으로 끝날 것”이라며 “주정부가 시험주행차는 야간이나 학교 주변에서는 운행하지 못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홀먼 젠킨스 칼럼니스트는 “(정치인들이) 페이스북 공포증과는 달리, 자율주행에 대해선 규제 유혹에 굴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며 “우리는 모두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모험하고 있다는 걸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는 4월2일부터 운전대와 핸들, 가속페달,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 도로 테스트를 허용하기로 확정했다.

뉴욕=김현석/새너제이=송형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