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관련 가전제품인 의류건조기와 공기청정기가 가전 시장에서 ‘스타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봄과 가을뿐 아니라 겨울에도 미세먼지가 심해진 데다 성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신제품들이 나오면서 판매량이 계속 늘고 있다.
미세먼지로 '스타 가전' 된 건조기·공기청정기
◆LG건조기 판매 3배 늘어

LG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트롬 건조기’가 대표적이다. 지난 4주간 직전 모델 출시 초기와 비교해 3배 이상 팔렸다. 구매자가 몰리며 일시적으로 물량이 동나기도 했다.

LG전자는 신제품의 건조시간이 짧아져 전기료도 줄어드는 등 성능이 우수해진 것이 인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에는 건조기의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에서 냉매를 압축하는 장치인 실린더가 2개 들어 있다. 기존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에 비해 한 번에 압축할 수 있는 냉매량이 15%까지 늘어나 효율과 성능이 높다는 설명이다. 5㎏ 세탁물을 에너지모드로 1회 건조할 때 들어가는 전기료는 117원이다.

가전업계에서는 지난해 60만 대 수준이던 국내 건조기 시장 규모가 올해 70% 가까이 커져 100만 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 부사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세먼지가 심할 것으로 예상돼 건조기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건조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젖은 세탁물뿐 아니라 마른 세탁물까지 생활 속 유해세균을 99.99% 살균해준다는 점 때문이다. 또 인버터 모터, 컴프레서에 대해서는 업계 최장기간인 12년 무상보증을 제공하고 있어 내구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고가 수입 가전도 인기

의류건조기와 공기청정기 인기가 높아지면서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수입 프리미엄 제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13일 롯데홈쇼핑 ‘최유라쇼’ 방송에서는 110만원짜리 독일의 블롬베르크 의류건조기가 3400대가량 팔려나갔다. 140분 동안 올린 판매액만 34억원이었다. 롯데홈쇼핑이 단독 판매하는 블롬베르크 의류건조기는 작년 11월 처음 출시한 뒤 3회 방송에서 총 7600대가 팔렸다. 국내 유명 브랜드와 가격은 비슷한데 용량이 10㎏으로 좀 더 큰 게 이 제품의 특징이다. 먼지필터도 다른 제품들보다 쉽게 갈아끼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 가전제품은 평균 50만원이 넘는 고가인데도 지난 3년 동안 매년 판매가 50% 이상 늘어왔다”고 말했다.

실내 미세먼지를 잡아주는 공기청정기도 판매가 늘었다. 롯데홈쇼핑은 일본 소형가전 브랜드인 ‘발뮤다’의 ‘에어엔진 공기청정기’를 18일 최유라쇼로 편성했다. 이 제품은 작년 첫 판매방송에서 2000개 이상 판매됐다. 당시 준비한 물량이 동나 한 달 만에 판매를 재개하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품 가격은 49만9000원으로 국산 제품보다 비싸다. 실내 공기를 순환시켜 부유물질을 빨아들인다. 미세먼지뿐 아니라 꽃가루 등 상대적으로 입자가 큰 물질도 거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윤상 롯데홈쇼핑 생활부문장은 “올해 이탈리아, 독일 등 유명 글로벌 생활가전 브랜드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업계에서는 올초부터 가전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판매 행사를 벌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원래 봄에 열던 가전과 생활가구 판매 행사인 ‘리빙페어’를 두 달가량 앞당긴 지난 12일부터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작년 3~4월에는 미세먼지 영향으로 가전 매출이 70%가량 늘었다”며 “올해는 가전 판매가 일찍부터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판매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빈/고재연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