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발효시켜 90%는 수증기로 배출
중소기업 재인컴포드가 개발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가 높은 친환경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승삼 재인컴포드 회장(사진)은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다이옥신, 폐수 등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남은 물질은 퇴비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성도 좋은 제품”이라며 “1000억원 규모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 올해 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재인컴포드가 개발한 처리기는 음식물쓰레기를 발효시켜 90%를 수증기로 배출하고 잔존물은 10%만 남긴다. 음식물을 건조하거나 잘게 잘라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보편적인 방식에 비해 잔존물 부피가 작고 환경 오염도 적다. 기기 투입구를 열고 음식물을 넣은 뒤 문을 닫으면 파쇄봉이 낮은 속도로 돌아가면서 음식물을 분쇄한다. 동시에 고염분, 강산성 환경에 강한 특수발효균 아시드로가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분해한다. 음식물 분해 과정에서 발효균이 증식하기 때문에 효모를 추가로 넣을 필요가 없다. 최 회장은 “일반 음식물 잔반뿐 아니라 생선뼈, 닭뼈, 게껍데기 등 단단한 물질도 24시간이 지나면 고운 비료로 변한다”며 “발효 후에는 흑마늘, 한약 냄새가 날 뿐 음식물 썩는 악취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루 최대 10㎏의 음식물을 처리할 수 있는 가정용 제품부터 2t을 처리할 수 있는 업소용 제품까지 여덟 가지 용량으로 출시됐다. 가정용인 2㎏ 용량 제품이 88만원, 450㎏ 용량 제품은 528만원이다. 마땅히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는 도서지역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최 회장은 “제주도 같은 섬에서는 음식물 썩은 폐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약 20억원어치의 기계를 제주 지역에 공급했다”고 말했다. 일본 중국 등 약 20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친환경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연간 25조원인데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서울의 관련 예산이 6억원에 불과하다”며 “친환경 방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사회 후생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