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국내 8개 전업 카드사들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이 급감했다.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의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들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5245억원)보다 20% 줄어든 419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작년보다 15.7% 줄어든 149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삼성카드는 순이익(918억원)이 지난해보다 6.3% 줄었고, KB국민카드는 80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82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롯데카드는 267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400억원 수준의 일회성 평가손실이 반영돼 3분기에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가운데 3분기 실적이 개선된 곳은 하나카드 뿐이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3분기보다 8.2% 증가한 244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기존 가입고객들의 카드 사용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하나카드 측은 설명했다.

업계에선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을 꼽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누적 순이익(1조8352억원)이 전년보다 17.1% 늘었는데, 정책이 시작된 3분기만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부터 가맹점 수수료를 낮췄다. 연매출이 3억~5억원이었던 가맹점은 2% 내외의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었는데 이를 1.3%로 낮췄다. 연매출 2억~3억원인 가맹점은 기존 1.3%에서 0.8%로 수수료율이 낮아졌다. 카드업계는 수수료율 인하로 연간 3500억원 상당의 순이익이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정책 여파로 카드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에 법정최고 금리가 인하되면 신용판매 뿐 아니라 카드론 등 대출부분에서도 실적 악화가 불가피 하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