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강자' 꿈꾸는 SK하이닉스, 삼성 출신을 사장으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출신 정태성 사장(사진)을 영입해 낸드플래시사업을 맡겼다. 이 회사는 D램에선 업계 2위지만 낸드플래시는 4위권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원조인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인수에 나서는 등 D램 일변도인 사업 구조를 낸드플래시로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정 사장을 영입해 낸드플래시사업을 총괄하는 낸드플래시개발사업부문장(사장)을 맡겼다.

'낸드 강자' 꿈꾸는 SK하이닉스, 삼성 출신을 사장으로
1960년생인 정 사장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20년여년을 일하며 낸드플래시 설계와 상품기획, 품질 등을 거친 메모리 전문가다. 핵심 보직인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장, 낸드플래시개발실장 등을 거쳐 2011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해 메모리사업부 품질보증팀장을 맡았다. 이후 부품(DS)부문 기술전략팀장, 종합기술원 디바이스&시스템연구센터장 등을 지낸 뒤 2014년 퇴임해 연세대 교수를 지냈다. 삼성전자는 2011년 12월 그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메모리 설계와 상품기획, 품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삼성이 메모리에서 독보적 우위를 확보, 유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가 정 사장을 영입한 건 낸드플래시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태블릿, USB 드라이브,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저장장치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확대에 힘입어 급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5년 318억달러 규모이던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 362억달러로 커졌고, 2020년 46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2019년부터는 시장 규모에서 D램을 앞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력은 그동안 D램이었다. 2000년대 초반 워크아웃 때 시작한 낸드플래시에선 작년 초까지 적자를 냈다. 낸드 구조가 평면에서 3차원(3D)으로 전환되면서 선두권과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지난해 4분기 48단 3D 낸드 양산에 들어갔고, 올 상반기 업계 선두인 72단 제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29일 마감되는 도시바의 낸드플래시사업 매각에 응찰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