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퇴직연금 대상] 퇴직연금위원회 열어 상품정보 공유…"직원들 황금 노후 앞장서요"
퇴직연금은 은퇴자의 노후를 지켜주는 안전판으로 불린다. 하지만 퇴직연금 운용에 신경쓰는 기업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규모가 큰 대기업도 은행 예금에 적립금 전액을 넣어두고 아무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3회 대한민국 퇴직연금대상’에서 최우수 관리기업상을 받은 기업들은 주변에서 보기 힘든 예외 사례다. 정기적으로 퇴직연금위원회를 열어 시장 동향과 상품 정보 등을 직원과 공유하는 등 직원들의 노후자금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노력의 성과는 수익률 차별화로 이어진다. 수상업체의 최근 3년 연 환산 수익률은 3%가 넘는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율의 두 배 수준이다. 적절한 자산배분으로 직원 연금 수익률을 관리한 결과다.

회사 책임하에 퇴직연금을 굴리는 확정급여(DB)형 부문에선 반도체 패키징 전문기업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사장 박용철)와 자동차 전조등 제조업체 에스엘라이팅(대표 강종원)이 수상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는 전체 적립금의 90%를 실적배당형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의 98%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집중돼 있음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높다. 원금보장형 상품을 거의 찾지 않음에도 수익률 관리는 철저하다. 분기마다 국내 퇴직연금 사업자, 미국 본사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퇴직연금 운용보고회를 열고 수익률 향상 방안, 제도 개선점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에스엘라이팅은 균형 잡힌 투자포트폴리오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장기 후순위채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을 퇴직연금에 편입해 안정적으로 예금 이자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상품에 적립금을 집어넣는 시점을 유연하게 조절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다른 회사처럼 금융상품을 매입하는 시기를 연말로 고정하면 좋은 투자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사장 이학수)와 이베이코리아(사장 변광윤)는 직원이 상품을 고르는 확정기여(DC)형 부문 최우수 관리기업으로 꼽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재테크 관련 지식이 부족한 직원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금융교육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퇴직연금 관련 교육을 한다. 국내와 해외, 원리금보장형과 실적배당형 상품이 균형을 이루도록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교육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옥션으로 잘 알려진 이베이코리아의 전략도 한국수자원공사와 비슷하다. 직원들의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편으로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