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트럼프 당선 후 G20 지수 중 15위 수익률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보이며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가 주요 20개국(G20) 증시의 미 대선 이후 수익률(지난 8일·23일 종가 비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스피는 0.99% 하락해 15위 성적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트럼프의 당선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일 2.25% 급락하며 1,950선으로 주저앉기도 했다.

이튿날인 10일 반짝 반등해 2,000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조금씩 뒷걸음질해 1,9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증시는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3대 지수는 미국 재정지출 확대 등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9,000선을 돌파해 트럼프 당선 이후 3.77% 상승했다.

G20 주요 증시 가운데 4위의 성적이다.

트럼프 당선 시 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될 것이라는 애초 전망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전에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미국 및 글로벌 전반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우려됐지만 당선 이후에는 재정확대 정책과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 이후의 미국 증시 랠리 분위기는 신흥국으로 전혀 퍼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지역별 차별화 장세는 미국 증시를 밀어올리는 달러 강세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는 불리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원화 약세는 통상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당분간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시장 금리 상승으로 변화된 투자환경은 신흥국 통화 약세와 맞물린 신흥국 증시 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정사실화된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화 추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동완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최근 1,18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세(원화가치 하락)를 보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탄력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증시는 일본이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225 지수는 전날 18,162.94에 마감해 5.7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본 증시에선 달러 강세에 따른 엔화 가치 하락,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에 대한 기대감이 강세 요인이 되고 있다.

일본 다음으로는 러시아(4.54%·2위), 사우디아라비아(4.33%·3위), 중국(3.19%·5위)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중국은 외국인 자본 이탈 우려에도 양호한 경기 지표와 선강퉁(중국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 시행 기대감으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트럼프 당선 이후 G20 증시 대표지수 상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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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등락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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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5.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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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4.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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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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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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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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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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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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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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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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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0.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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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0.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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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0.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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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0.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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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0.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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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0.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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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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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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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4.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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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5.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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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7.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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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한국거래소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