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타운·피코크·노브랜드·스타필드 연이은 '대박'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혁신경영'이 유통업계의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타운, 피코크 가정간편식(HMR), 노브랜드, 하남 스타필드 등 최근 3년 동안 정 부회장이 내놓은 사업들이 지표상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비록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백화점과 마트로 대표되던 기존 유통업이 정체에 빠진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아이디어가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업계에서도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며 '비전2030'을 제시한 것은 지난 2014년초. 앞으로 10년 간 총 투자 31조, 고용 17만명 실현을 약속하는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강조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시대가 바뀌고 고객도 변화하는데 우리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며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조직과 소매업 콘텐츠를 설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배경이 바로 이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의식과 비전에 따라 맨 처음 등장한 것이 지난해 6월 경기 일산에 선보인 복합문화유통공간인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이다.

이마트타운은 이마트와 창고형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가 동시에 입점해있고, 반려동물 전문매장인 몰리스, 생활용품 전문매장 더라이프,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 식음서비스 전문공간 피코크키친 등 이마트의 유통 노하우를 한 데 모은 쇼핑 공간이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타운은 개장 후 1년 동안 약 2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누적 고객수 435만명을 달성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 개점 후 1년 동안 방문한 고객 중 20km 이상 원거리에서 방문한 고객 비중이 38%로 다른 점포들보다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 대형마트가 갖고 있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타운은 2018년 위례신도시에 2호점을 열 예정이며,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도 설립을 추진하며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남자들의 놀이터'를 표방하며 등장한 일렉트로마트의 경우 킨텍스점을 시작으로 8호점까지 문을 열면서 '키덜트'(아이 취향의 어른) 쇼핑 문화를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또한 이마트 자체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피코크, 초저가 자체 상품인 노브랜드(No Brand)를 출시해 그룹의 성장동력의 하나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코크 매출은 2013년 34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2년만에 4배 가까이 성장해 지난해 1천27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천5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가정간편식 시장을 선점하자 CJ제일제당, 오뚜기, 동원 등 식품업계가 투자를 확대하며 점유율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노브랜드는 브랜드라는 외투를 벗어던지고 꼭 필요한 기능만 남긴 초저가 상품군으로, 실속형 소비자들을 파고들며 시장에 안착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 감자칩의 경우 6개월 판매할 물량이 50일 만에, 초코칩쿠키는 3주 만에 1차 생산분 9만7천개가 모두 팔려나갔다.

정 부회장이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며 홍보에 앞장섰던 신개념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도 지난 9일 공식 개장 후 사흘 동안 53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돼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테마파크같은 복합 쇼핑공간을 표방한 스타필드 하남은 동종업계에서도 성공 여부를 관찰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은 기존 쇼핑공간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이어서 과연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할지 솔직히 궁금하다"며 "오너의 강력한 의지가 현실화된 셈인데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주변 고객들만으로는 수익창출 측면에서 쉽지 않은 실험이어서 지리적 한계를 극복해낼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