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외국 선주들과 벌이고 있는 용선료(선박 임차료) 인하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 인하폭은 목표치(30%)에 가까운 27~28%로 예상된다.

14일 해운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외국 선주 22곳과 벌여온 용선료 인하 협상이 상당 부분 타결됐다”며 “다음주 협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전체 용선료의 60%를 차지하는 주요 선주 네 곳과는 이달 초 용선료 협상을 끝냈다. 나머지 선주들과도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져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이 예상대로 용선료를 27~28% 깎으면 3년6개월간 지급해야 할 약 2조6000억원의 용선료 중 7000억~7200억원 가량을 아낄 수 있게 된다. 한진해운은 외국 선주에 조정금액의 일부는 신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장기 채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폭은 현대상선(21%)과 비교해 큰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유동성이 바닥난 것을 확인한 외국 선주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우려해 용선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인하가 성사되고, 매년 3000억원씩 갚아야 할 선박대출금을 일부 만기 연장하면 2년간 부족한 자금 1조~1조2000억원을 4000억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