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 다소 완화…단기적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과 관련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시중 유동성을 여유롭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긴급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앞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국내 금융·경제 상황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25∼26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와 세계경제회의 등에 참석하고 이날 낮 귀국했다.

애초 오는 28일 귀국할 계획이었지만 브렉시트 대책을 논의하려고 하루 일찍 국내로 복귀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상황 악화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철저히 보완하고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브렉시트가) 수출, 성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 등 국내 유관기관과는 물론, 주요국 중앙은행과도 정보 교류와 정책 공조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완화됐다며 차분한 대응을 당부했다.

이 총재는 "대외 개방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서도 브렉시트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경제 주체들이 단기적인 상황 변화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아시아 주요국의 오늘 금융시장 상황을 보면 다행히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지난 주말에 비해 많이 축소되는 등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상황 전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유럽, 미국 등 주요국 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BIS 회의에 대해선 "중앙은행 총재들은 금융시장 가격 변수의 조정 폭이 매우 컸지만 증권 및 외환 거래량 증가 등에 비춰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중앙은행 총재들은 상황이 불확실해 시장에서 높은 변동성이 반복되고 중장기적으로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직원들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며 수고해왔지만, 앞으로도 경계심을 갖고 금융경제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