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된 가운데 구조조정으로 하반기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유가 상승, 금융시장 안정 등으로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며 "한은은 '타이밍'을 고려했을 때 선제적 인하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오는 15일(현지시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통화정책 결정을 가늠하는 잣대인 고용지표가 '쇼크' 수준으로 악화되면서 금리인상은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재닛 옐런 Fed 의장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금리인상 전망은 급격히 후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Fed가 기준금리를 오는 9월 인상할 가능성도 확실치 않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정부가 산업·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안팎에선 구조조정으로 하반기 성장 둔화가 야기될 수 있다며 재정지원, 금리인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에 한국은행도 구조조정의 실탄 마련을 위해 나섰다. 정부와 함께 11조원 한도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키로 한 것이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한은의 정책공조가 시작됐다"며 "이를 감안해 금통위는 선제적인 금리인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은 선제적 금리인하"…美인상 우려 완화+구조조정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