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업체 사이에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장기불황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납기 단축으로 수급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철강업계 2위 JFE스틸은 700억엔(약 7500억원)을 투입해 2020년까지 일본에 흩어져 있는 5개 생산 거점의 운영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일본 최대 철강업체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스미토모금속)이 4위 닛신제강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JFE스틸의 이번 시스템 쇄신은 2003년 NKK와 가와사키제철이 통합 출범한 이후 최대 규모다. 5개 거점 내 모든 설비를 유무선 통신으로 연결해 1개 제철소처럼 운영한다. 통합 거점은 동일본제철소의 지바시, 가와사키시 공장, 서일본제철소의 구라시키시, 후쿠야마시 공장 등 4개 제철소와 아이치현 한다시의 지다제조소 등이다.

지금까지는 5개 거점에서 생산 등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지만 이번에 일원화해 수주, 생산 등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한다. 모든 상품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품목에 따라 생산 비용을 최대 10%까지 줄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수급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생산체계도 구축한다. 영업담당자가 어느 제철소에서, 어떤 제품을, 몇 시까지 생산할 수 있을지 즉시 파악해 납기를 최대 30% 단축할 수 있다.

철강업계의 생산거점 시스템 통합 움직임이 대규모 설비를 갖춘 자동차 및 화학 등 다른 제조업계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