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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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외환시장에서 기존의 상식이나 통설과는 다르게 4월 이후에도 엔화 강세를 점치는 견해가 부상하고 있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기업이 해외 자회사에서 받을 배당금이나 이자가 일본으로 들어오는 흐름이 4월이 되어서도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보도했다.

벨기에에서 22일 발생한 연쇄 테러도 안전자산인 엔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급 면에서 4월 이후에도 엔 수요가 늘어나 엔화가치가 높게 유지될 구도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크레딧 아그리콜 은행 사이토 유지 외환팀장은 "중국 등의 아시아 쪽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우려가 커지면서 파운드화에서 손을 떼고, 엔을 사는 움직임이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정세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자금이 단기 투자처로 엔을 택하면 4월까지 엔화 가치를 높게 유지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몇 년의 경향을 보면 4월 들어서도 엔화가치가 높게 유지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본에서 "3월은 엔화가치가 오르기 쉽고, 4월에 들어가면 엔화가치가 하락하며 달러가치가 상승한다"는 게 상식이었다.

3월 결산기말을 맞아 일본 수출기업 등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를 엔으로 많이 바꾸고, 4월이면 보험사가 새롭게 외국 채권을 사기 위해서 달러 조달에 나서는 흐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엔 시세 변화를 보면 이런 통설이 맞지 않고 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기둥인 대담한 금융완화에 대한 기대로 인해 엔화가치가 하락 일변도였던 2013년을 제외하고, 나머지 4년간은 '3월 하락, 4월 상승' 현상을 보였다.

올해도 이런 흐름이 나타날 징후가 있다. 4월에도 일본 업체가 해외 현지법인에서 받은 배당금이나 이자를 일본으로 들여오는 움직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들여온 달러나 유로 등 외화를 엔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엔화가치는 오르게 된다.

물론 2011년까지는 이런 움직임이 3월에 집중했었다.

2008년 금융위기 후의 경기 후퇴나 엔고로 수익이 악화하자 기업들은 결산기말에 외국에 있는 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수익규모를 높이는데 활용했다.

그런데 2012년부터는 4월 이후에도 대규모 국내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작년에는 3월에 환류한 배당금이 7892억엔이었지만, 4월에 환류한 배당금도 6981억엔이나 됐다.

이에 대해 외국계 은행 한 딜러는 니혼게이자이에 "일본기업이 외국기업의 인수를 통해 해외에서 받는 배당금이나 이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다, 기업들이 외환시세의 영향을 지켜보면서 벌어들인 자금을 분산해서 국내로 환수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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