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포괄적 투자일임업 진출 문제 다시 거론 않기로 합의"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은 14일 금융당국이 은행에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허용한 데 대해 "금융투자업계의 반발이 컸지만 대승적으로 수용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ISA는 정부가 공을 들여 세제혜택을 주게 한 상품인 만큼 '국민 재산 늘리기' 차원에서 접근성 강화를 위해 은행에 ISA에 한정해 일임 계약을 허용하는 것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14일 출시될 ISA는 계좌 하나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투자할 수 있어 '만능 통장'으로 불린다.

정부가 세제혜택을 부여해 은행과 증권 간 판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회장은 그간 은행권의 일임형 ISA 허용 요구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금융투자업계에선 은행의 투자일임업 진출은 원칙적으로 안 될 뿐 아니라 ISA에 한정하는 것도 반대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그럼에도 ISA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에 비대면(온라인) 일임계약 허용 등 몇 가지 추가 조치를 취해주는 것을 전제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은행권의 포괄적 투자일임업 진출 논의는 이것으로 종결하고 다시 거론하지 않기로 금융위원장 및 은행협회장과 구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일단 ISA 제도가 정착되고 나면 진짜 승부는 운용 실력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며 "랩어카운트 등 모델 포트폴리오 구성과 상황대처 능력이 뛰어난 증권회사가 은행보다 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비대면 일임계약이 허용되면 증권업계의 판매망 열세가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증권사의 비대면 판매는 이르면 4월 초중반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ISA 계좌가 800만개에 이르고 계좌당 연 600만원씩의 자금이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ISA 시장 규모는 첫해 24조원에서 5년 후 150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ISA는 특정 상품이나 제한된 소득군(群)에 한정된 그동안의 세제혜택상품 관련 도그마를 탈피한 획기적 제도"라며 "판매 채널이 강한 은행과 운용이 강한 증권사 간 아름다운 경쟁을 통해 ISA가 국민재산 늘리기 핵심상품으로 자리를 잡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