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현 스마트에프앤디 대표가 서울 구의동 본사에서 올해 성장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심규현 스마트에프앤디 대표가 서울 구의동 본사에서 올해 성장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교복 브랜드 ‘스마트(SMART)’로 널리 알려진 스마트에프앤디가 최근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중국 대형 패션기업 보스덩그룹과 손잡고 6조원 규모의 중국 교복시장에 뛰어들었다. ‘리틀스마트’ 브랜드를 내세워 유치원복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마트에프앤디는 2012년 SK네트웍스에서 분리되면서 중소기업이 됐다. ‘대기업 품을 벗어나 독자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 심규현 스마트에프앤디 대표는 31일 “독립 당시 세운 목표가 ‘글로벌 교복기업’이었다”며 “40년 넘게 쌓아온 교복사업 노하우와 탄탄한 브랜드 파워, 디자인 역량을 믿고 중국 시장과 유치원복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6조원 중국 교복시장 노크

교복명가 스마트 "6조원 중국 시장서 재도약할 것"
이 회사의 시초는 SK그룹 모태인 선경직물이다. 1970년대 학생복을 포함한 원단사업을 시작했으며 1990년 SK네트웍스가 스마트 브랜드로 교복을 선보였다. 스마트는 아이비클럽, 엘리트와 함께 국내 3대 교복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12년 말 교복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되면서 변화를 맞았다. 유통망 및 협력업체로 구성된 스마트에프앤디가 사업을 이어받았다. 심 대표는 1988년 선경 기획조정실에 입사해 SK네트웍스 스마트사업팀장 등을 거쳐 중국 패션 상하이법인장으로 근무했다.

중국 보스덩그룹과의 협약은 스마트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다. 국내 교복업체가 중국 시장에 뛰어든 건 스마트에프앤디가 처음이다. 보스덩그룹은 의류 브랜드 10개를 보유하고 매출 1조5000억원을 올리는 패션업체다. 중국에 4000여개 매장이 있으며, 다운패딩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업체다. 중국에서는 매년 4000만명의 신입생이 입학한다. 교복시장은 330억위안(약 6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심 대표는 “중국은 최근 1~2년 전부터 체육복 스타일의 교복이 우리처럼 제복(정장) 차림으로 급변하는 추세”라며 “스마트에프앤디는 디자인과 연구개발(R&D), 마케팅을 맡고 보스덩그룹은 생산과 유통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우수한 교복을 중국에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유치원복 시장 공략

국내 교복시장 규모는 4000억원대.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는 매년 줄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정부에서 학교별로 입찰해 교복을 공동구매하는 ‘학교 주관 구매제’를 시행하면서 교복값이 40%가량 하락했다. 스마트에프앤디의 매출은 52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스마트에프앤디가 어린이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도 이 같은 상황 때문이다. 최근 출시한 리틀스마트는 영어유치원 사립유치원 등을 겨냥한 프리미엄 유치원복이다. 전국 유치원 숫자는 8000여개다. 심 대표는 “친환경 원단을 사용하고 어두운 곳에서도 눈에 잘 띄도록 옷에 재귀반사(빛을 받으면 반사) 소재를 썼다”며 “단추와 구멍 색깔을 맞춰 어린아이들이 단추를 쉽게 채울 수 있도록 하는 등 꼼꼼하게 제작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엔 학생과 관련한 비의류 분야 신사업도 선보일 계획이다. 심 대표는 “학생복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사업까지 진출해 3년 안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