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랩 설립한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컨설팅·자금 부족한 중소기업에 불쏘시개 돼야죠"
“많은 사람이 인생은 은퇴 전후로 제2장까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결혼 전후와 65세, 90세 이렇게 네 개의 장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 인생의 두 번째 장을 넘기고 세 번째 장으로 들어서는 만큼, 중소기업과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습니다.”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65·사진)은 지난 19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란 광고로도 유명한 그는 최근 서울 역삼동에 있는 천호식품 서울법인 6층에 자신의 이름을 딴 중소기업 마케팅 컨설팅회사 ‘김영식마케팅랩’을 설립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김영식마케팅랩은 김 회장이 30여년간 제조업계에 몸담은 중소기업인으로서 현장에서 터득한 여러 가지 운영 노하우를 함께 나누고자 설립한 회사다. 그는 “중소 제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브랜드와 유통 판로를 확보해야 하고, 대기업에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멘토로 나서 동반 성장하겠다는 신념을 실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은 아이디어부터 제품 개발, 제조까지 훌륭한 제품을 갖고 있으면서도 판로를 못 찾거나 마케팅을 잘하지 못해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먼저 인생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불쏘시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김영식마케팅랩은 올해 중소기업 5곳을 선발해 현장에서 마케팅 컨설팅과 현물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컨설팅을 원하는 기업 신청은 김 회장의 이메일(kys@chunho.net)로 받으며, 자문료를 비롯한 수익은 전액 출산장려 캠페인 기금 조성에 쓰일 예정이다.

2008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출산장려 캠페인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한국 인구가 2060년이 되면 부산 인구의 약 2배인 700만명이 감소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사람 없인 국가 경쟁력이 좋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을 튼튼히 하려면 일할 사람이 많아져야죠. 출산을 많이 해서 사람이 많아진다면 국가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겁니다.”

그는 “내 인생의 3장은 마케팅랩사업과 출산장려 캠페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꿈꾸면 영원한 꿈이지만, 함께 꿈꾸면 현실이 된다”며 “앞으로 ‘한국의 워런 버핏’으로 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1984년 부산에서 설립된 천호식품은 200여 종류의 건강식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자체 유통망을 구축해 고객 수 약 170만명, 매출 1000억원대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