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전기가 남아돌고 있다. 새해 연휴엔 전력예비율이 50%를 웃돌았다. 한국 전체가 사용한 전기가 공급할 수 있는 전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전력 피크 계절은 겨울’이라는 전력업계 내 상식도 바뀌는 분위기다.

5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전력예비율은 51%를 기록했다. 2일과 3일엔 각각 52.7%, 54.5%로 더 높아졌다. 남아도는 전력이 절반을 넘은 것이다. 지난해 새해 연휴기간의 전력예비율(27.4~46.3%)보다 많게는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공장들이 본격 가동되고 상점들이 정상 영업에 들어간 4일에도 피크 타임(오전 10시) 전력예비율이 27.3%에 달했다.

전력업계는 전기가 남아도는 가장 큰 원인으로 ‘따뜻한 겨울’을 꼽는다. 기상청이 집계한 지난달(12월) 전국 평균 기온은 3.5도로 평년보다 2.0도, 1년 전보다 4.0도 높았다. 이에 따라 난방 수요가 크게 줄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전기 난방 수요가 난방유나 가스 등으로 일부 이동한 것도 원인이다.

‘춥지 않은 겨울’이 되면서 ‘전력 수요 피크 계절은 겨울’이란 전력업계의 상식도 바뀌고 있다. 통상 에어컨 사용으로 여름에 전기를 가장 많이 쓴다고 생각하지만 전기로 난방을 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2012~2014년 연중 전기를 가장 많이 쓴 날은 12월26일, 1월13일, 12월17일 등 모두 겨울이었다. 올겨울이 따뜻해 지난해엔 이 날짜가 8월7일(여름)로 바뀌었다.

김우선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기상청이 1월 둘째 주까진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이 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