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만난 라가르드 IMF 총재 "2014년 한국성장 잠재력엔 못미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방한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와 만나 내년 거시경제 전망과 창조경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언제쯤 다시 견고한 성장세로 나갈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라가르드 총재는 “올해에 비해 개선되겠지만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세계 경제는 3.7%대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한국 역시 그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며 “내년 한국 경제는 잠재력에 근접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본이 일련의 혁신적인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기대되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최근에 작은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것이 결국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이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창조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창조경제 패러다임 아래서 혁신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에 아주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지방에 다녀온 경험을 들려주며 “수많은 종갓집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고유한 음식과 술을 며느리들이 쭉 이어오면서 관광객들의 수요를 창출하는 경우를 봤다. 종갓집 며느님들이 지금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여성의 경제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탁월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화에서는 짙은 안개로 비행기가 연착하면서 라가르드 총재가 녹색기후기금(GCF) 출범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화제에 올랐다. 박 대통령이 “오늘 아침 GCF 출범식에서 총재님 오시기를 고대하고 있었는데 안개 때문에 참석을 못하셔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하자 라가르드 총재는 “저 역시 오늘 참석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주 아쉽게 생각한다”며 “기후 문제 때문에 참석을 하지 못했다”고 농담을 던져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