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종전 추정치에 비해 소폭 하향 조정됐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전주보다 늘었다. 지표 자체는 일부 부정적으로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회복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분기 미국의 GDP가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했다고 30일 수정 발표했다. 지난 4월29일 발표한 추정치 2.5%보다 조금 떨어졌다. 세부 항목별로는 당초 3.2% 증가로 예상됐던 소비지출이 3.4%로 상향 조정됐다. 기업 설비투자 역시 2.1%에서 2.2%로 조금 올랐다. 반면 기업 재고투자는 예상치보다 100억달러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던 수출은 0.8% 증가로 큰 폭 하향 조정됐다. 수입 증가율은 5.4%에서 1.9%로 낮아졌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주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만건 증가한 35만4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주일 전 34만4000건과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4만건을 모두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경기 상승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옐레나 슐야티에바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괜찮은 모습”이라며 “성장은 연초에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경제는 하반기에 시퀘스터 영향이 줄어들면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계에서도 3차 양적완화(QE3)를 조기 종료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다 29일에는 폴 볼커 전 Fed 의장이 “인플레이션은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릴 수 없다”며 QE3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유럽에선 오랜만에 청신호가 들렸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30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5월 경제기대지수가 지난달보다 0.8포인트 오른 89.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EU 27개국 전체의 경제기대지수도 1.1포인트 상승한 90.8을 나타냈다.

최근 유럽은 그간 유지해온 긴축정책을 포기하고 경기부양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EU가 29일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 ‘GDP 대비 재정적자 3% 이내’ 달성 기한을 별다른 이견 없이 1~2년 연장해 준 게 대표적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남윤선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