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우리금융 민영화 '쓴소리'
그는 4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인도 뉴델리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금융지주 매각으로)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해야 하지만 당국이 세계적인 금융회사의 입찰 참여에 불이익을 주는 등 손님을 다 내쫓았다”며 “흥행이 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흥행을 바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을 비금융주력자로 판단하고, HSBC도 금융주력자인지 확인하겠다며 산더미 같은 서류를 내놓으라 하니 살 곳이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현재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비금융주력자’로 판단할 경우 국내 금융지주사에 대한 주식보유 비율과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싸게라도 팔면 누군가 사겠지만 헐값 매각 논란이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값을 묻지 않고 팔겠다면 누군가는 사겠지만, 헐값매각 논란에 틀림없이 누군가 구치소에 가고 감사원에 불려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은행권에 부는 이른바 ‘창조금융’ 바람에도 쓴소리를 했다. 박 회장은 “금융이 다른 분야에 비해 아직 낙후돼 있다”며 “창조금융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수준을 따라잡는 것이 더 급하다”고 강조했다. 창조금융을 창의적인 경영전략이 가미된 금융기법이라고 해석한 것.
박 회장은 “조선·휴대폰은 모방할 것이 없어 창조경제가 필요하지만, 금융은 아직 모방도 다 못 끝냈다”고 진단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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