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간 분업 구조가 급속히 약해져 글로벌 시장에서 양국 기업 간 수출 경쟁이 격해질 전망이다. 중국 경제가 연 7%대의 저성장기에 접어들고, 한·중 간 단순 가공무역 비중이 감소하면서 앞으로 10년간 양국 교역 규모 증가폭도 크게 둔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중 수교 20주년(8월24일)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LG경제연구원이 19일 ‘중국의 경제성장과 양국 간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교역 추이’를 공동 분석한 결과 양국 간 수출경쟁지수(수출품목 중복지수)는 지난해 44.32를 기록, 1998년 저점(35.83)에 비해 23.7%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7대 신산업 육성 등 첨단기술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내수 부양으로 정책 방향을 트는 ‘차이나 2.0’ 시대에 접어들면서 단순 제조 품목은 물론 신기술 제품 분야에서도 양국 기업 간 수출 경쟁 구도가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런 교역 구조 변화가 계속되면 2020년 양국 교역 규모는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증가율(14.7%)을 적용해 산출한 7761억300만달러보다 163억9900만달러 적은 7597억400만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차이나 2.0 시대에는 첨단기술 제품군에서도 한·중 기업 간 수출시장 쟁탈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고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소비재 제품 수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