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공기관장 인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기업 사장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되는데 정권말기 후임자 찾기도 쉽지 않아 경영공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올 하반기 기관장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은 수자원공사 부산항만공사 관광공사 광물자원공사 지역난방공사 가스공사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 10여개가 넘는다. 이 가운데 광물자원공사 지역난방공사 가스공사 등 절반 이상의 기관장이 3년 임기를 채운 뒤 1년을 연임했다.

여기에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 등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임기가 끝나기 전에 돌연 사의를 표명하는 기관장도 잇따르고 있다. 강 사장의 경우 과중한 업무에 따른 피로 누적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지만 해외자원개발 과정에서 비용을 낭비했다는 감사원 지적에 대한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남인석 중부발전 사장도 발전소 사고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정부 관계자는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후임자를 뽑는다는 방침이지만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 정권말과 겹친다는 점도 적임자를 찾기 어려운 원인 중 하나다.

실제로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지난 4월 물러난 김종신 사장 후임을 찾는 데 2개월이 걸렸다. 10명이 넘게 사장직에 응모했지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이유로 재공모 절차를 거친 끝에 최근에야 김균섭 신성그룹 부회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지난 4월 말부터 비어 있는 중부발전 사장 자리도 이달 말에 가서야 결정될 것으로 보여 2개월가량 조직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공공기관장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사표를 제출한 뒤 재신임을 받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관례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하반기 임기가 끝나는 공기업의 경우 공모 후 선임까지 걸리는 기간을 감안하면 차기 정부에서 재신임을 받지 못할 경우 자칫 ‘반년짜리’ 사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