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닛산의 구매를 총괄하는 공동 구매조직인 'RNPO'는 지난 1월 경기 용인 중앙연구소와 부산공장에서 글로벌 콘퍼런스를 열었다. 매년 초 그룹의 구매전략을 결정짓는 중요한 회의체인 이 콘퍼런스는 지금까지는 주로 프랑스 르노 또는 일본 닛산 본사에서 열려왔다.

르노삼성 구매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형남 전무(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콘퍼런스를 통해 르노삼성의 부품 협력업체들이 해외수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로벌 콘퍼런스를 한국에서 연 이유는.

"국내 협력사들이 축적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그룹에 소개하고 부품을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르노-닛산 공급사로 선정되면 협력사 매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2004년 시작된 협력업체들의 르노-닛산 수출은 작년 말 84개 업체 69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2009년의 28개 12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

▼이번엔 더 큰 성과를 기대하나.

"크리스티앙 반덴헨드 RNPO 대표를 비롯한 임원 20여명이 방한해 국내 협력업체들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꼼꼼히 확인했다. 조만간 작년보다 확대된 부품수출 실적으로 가시화할 수 있을 것이다. "

▼RNPO는 어떤 조직인가.

"2000년에 신설됐는데 그룹 내에서도 상당히 흥미롭고 독창적인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9년 기준 구매액이 95조원에 달했다. "

▼르노삼성 협력업체 수준을 평가한다면.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품질 및 기술 경쟁력을 해외시장에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이다. 르노삼성이 이번에 협력사들의 수출 기회를 만든 이유다. 무엇보다 제조 속도와 비용에서 경쟁력이 있다. 고객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 생산 · 기술 관리능력도 뛰어나다. 구체적으로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분야에선 최첨단 기술을 확보했다. "

▼르노삼성의 대표적 상생활동을 꼽자면.

"이번 콘퍼런스와 같이 협력업체들의 해외 수출을 돕는 게 대표적이다. 이 같은 상생 전략은 사실 르노삼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부품업체들의 경쟁력이 르노삼성의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자체적으로 'ASES(alliance supplier evaluation system)'라는 부품사 평가체제를 통해 협력사 품질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

조재길 기자 road@hankyu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