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정책 유지 및 내수 기반 확충해야"

강만수 대통령직속 국가경쟁력위원장은 11일 내년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더블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이에 대비해 기존의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블딥'은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을 말한다.

그는 또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내수 기반을 확장하기 위한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코엑스 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열린 '코스닥 상장법인 CEO(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향후 세계 경제의 흐름과 관련해 "출구전략을 쓰면 금융이 경색되고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면서 디플레이션이 되고, 출구전략을 안 쓰면 인플레이션으로 문제가 생긴다"면서 "출구전략을 쓰거나 쓰지 않거나 내년 세계 경제는 더블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정부는 이러한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대처해야 한다며 "긴축정책을 썼다가 안 좋아지면 디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이 올 수 있고, 이는 저소득층에게 더 무서운 것"이라며 기존의 정책기조를 일관성 있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현재 우리나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전대미문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승기'(勝機)를 잡았다며 이제는 '승세'(勝勢)로 굳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민간소비 확대와 기업투자 유도를 위한 감세 정책을 유지하고, 재정 확대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정책 기조도 유지하겠다고 언급했다.

기업에 대해서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그는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구조조정 이후 상황은 만만치 않다"며 "환율 효과에 따른 이익을 성과급으로 나눠 배당할 때가 아니라 기술 재투자와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의 대외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져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 비중은 2000~2007년에 평균 66%였지만 작년에는 92% 수준까지 높아졌다"며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바꾸는 일은 '사느냐 죽느냐'의 과제로, 4대강 사업은 높은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청년들에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대통령이 기업가 출신인데 장사가 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4대강 사업의 예산이 지나치게 늘어나 다른 사업 예산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