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베스트셀러 '세계 경제의 몰락- 달러의 위기(The Dollar Crisis)'의 저자인 리처드 던컨(Richard Duncan)은 1일 "최근 두바이에 이어 중국에서도 위기가 터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리처드 던컨은 이날 하나금융그룹 출범 4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에 앞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출과 정부 지출 등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있는 중국도 두바이처럼 최근 몇 년 간 대규모 건물 공사와 은행 대출 기반의 성장 전략으로 부실을 키워왔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던컨은 "중국 경제는 이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은행 대출은 급증하고 있으나 대출을 받은 사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고 부실자산은 쌓여 금융시스템의 안정성도 떨어지고 있으며 정부의 부양책은 효과를 내지 못하고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적자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4%까지 커졌으나 경제성장률은 10%밖에 안된다는 사실도 놀랍다"며 "중국이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은 아직 정부 부채가 높은 수준은 아니어서 당장 큰 위험에 빠지거나 대공황 같은 엄청난 재앙을 맞지는 않을 것"이며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10%에서 6~8% 정도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바이 사태에 대해서도 "전세계 은행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작년처럼 강한 위기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던컨은 또 "부채를 기반으로 한 소비위주의 미국 경제성장 모델이 무너지면서 아시아의 경제성장 모델도 위기에 직면했다"며 "정부 지출로 세계 경제가 지지를 받고 있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면서 경제 패러다임은 과거 자본주의에서 부채주의, 정부주의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미 정부가 이런 정책을 쓰지 않았다면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금융시스템은 붕괴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지속적으로 재정적자를 키워가면서 경기를 부양해나갈 것이나 이런 정책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할 것이며 앞으로 5년 내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더 강한 위기가 재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미국 내에서 제조업 비중이 낮아지고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제조업 비중이 떨어지면 미국이 보호주의로 갈 수 있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예산적자규모를 추가로 3조 달러 가량 늘려 태양열 산업 등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으면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인 던컨은 2003년 출간한 '세계 경제의 몰락- 달러의 위기(The Dollar Crisis)'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던컨은 1986년 홍콩에서 애널리스트를 시작으로 홍콩과 싱가포르, 방콕 등에서 거주하면서 ABN암로, 세계은행 등에서 투자전략가와 금융 전문가 등으로 활동했다.

던컨은 현재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자산관리회사인 블랙홀스 애셋 매니지먼트(Blackhorse Asset Management)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올해 말 새로운 저작물인 '자본주의의 부패(The Corruption of Capitalism)'도 출간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