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파업을 겪은 쌍용차 노동조합이 민주노총 탈퇴를 위한 조합원 투표에 들어간다.

31일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에 따르면 쌍용차 일부 조합원들은 "오는 8일 총회를 열고 민주노총 탈퇴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이날 게재했다.

탈퇴를 추진하는 한 조합원은 "최근 (민주노총 탈퇴) 서명운동을 벌여 50% 이상의 서명을 확보해 총회 성립요건을 갖췄다"며 "2일까지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투표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주 서명운동을 마쳤지만 구속된 한상균 노조위원장이 총회 개최를 거부하는 바람에 공고 시기가 늦어졌다"며 "독자적으로 총회를 개최하더라도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조합원은 "이번 쌍용차 투쟁 과정에서 금속노조와 쌍용차 지부 지도부가 보여준 행태는 조합원들의 이해를 대변한다기보다는 정치 투쟁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보여줬다"며 "조합원들이 느끼는 배신감이 커지면서 탈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처음이다. 쌍용차는 1994년 한국노총을 탈퇴해 1년 후인 1995년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노동계에서는 최근 금속노조가 지역지부 전환 문제를 놓고 완성차 업계와 대립각을 세우는 와중에 쌍용차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할 경우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노총을 탈퇴하려면 재적 조합원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고경봉/조재길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