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는 33위로 국가경제규모(15위)에 크게 못 미쳤다. 이 같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초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국가브랜드위는 22일 2차 보고대회를 열고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을 개발도상국들에 전수하는 것을 비롯,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을 내놨다.

하지만 비슷한 시간 싸움터로 변한 국회와 화염에 휩싸인 평택의 쌍용자동차 공장 모습이 외신을 타고 전 세계에 타전됐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미디어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보도하며 난투극이 벌어진 국회 상황을 일제히 전했다. AP는 "한국 국회에서 악다구니 싸움이 벌어졌다"며 "혼돈 그 자체였다"고 표결 당시 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이 통신은 "국회의원들은 서로 싸움을 하며 욕설을 퍼부었고,여성 의원들도 싸움에 끼어들어 상대당 여성 의원의 목을 잡고 흔들며 단상 밖으로 밀쳐내려 애썼다"고 보도했다.

CNN도 "한국 국회에서 난투극이 벌어졌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AFP통신은 "한국에서 국회는 가장 준법의식이 낮은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지난해 말 망치로 국회 상임위원회 출입문을 부쉈던 '해머 국회'를 또 다른 국회 폭력의 예로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쌍용차 공장 반목 지속'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쌍용차 노조원들이 너트와 볼트로 새총을 만들어 경찰을 향해 쏘고,헬리콥터가 투입돼 노조에 최루탄을 발포하고 있다"며 대치 상황을 생생히 전달했다.

"국가브랜드위 보고대회를 수백 번 한들 무엇하냐"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가이미지를 한 단계라도 높이기 위해선 매우 고된 노력과 상당한 세월이 필요한데 쌍용차,국회 사태가 한순간에 망가뜨려 버려 보고대회를 아무리 열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푸념했다.

실제로 이날 국회는 싸움터 그 자체였다. 고성과 욕설,극심한 몸싸움으로 얼룩진 '난장판'을 연출했다. 여기저기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국회는 더 이상 민의의 전당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실종된 채 갈등과 대결만이 있었다.

63일째 계속되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조의 불법 파업 현장에선 노조원들이 화염병을 투척했고 새총 볼트가 쉴 새 없이 날아들었지만 공권력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듯 브랜드위 보고대회에서 "말 한마디,활동 하나하나가 국가브랜드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 총장은 "폭력시위,노사 마찰 등 국가의 반 매력 요소를 신속히 제거해야 하므로 강력한 법질서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영식/김수언/김미희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