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무더위와 함께 물놀이 시즌이 돌아왔다. 요즘은 해변뿐 아니라 호텔 야외수영장이나 워터파크 시설이 늘어 주말에도 물놀이를 즐길 기회가 많아졌다. 잦아진 기회만큼 수영복도 여름에 한두 번 입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여름 패션의 한 축을 형성할 만큼 'TPO'(시간,장소,상황)에 따라 골라 입는 중요한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패셔니스타들이 올여름 주목하는 '핫(hot)'한 수영복들을 살펴봤다.

◆올여름엔 모노키니 · 선드레스

패션업계에선 불황의 여파로 멀티 컬러가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수영복도 화려한 컬러와 과감한 프린트가 강세다. 단색보다는 핫핑크 · 오렌지 · 옐로 · 그린 등 톡톡 튀는 캔디 컬러로 믹스하거나 푸른 바다와 어울리는 화이트와 네이비를 대비시켜 생동감 있게 연출한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예전에는 심플하게만 느껴졌던 화이트 · 블랙 수영복도 시폰처럼 하늘하늘한 소재나 레이스 · 니트 소재와 만나 여성스럽고 화사한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한다. 자연에서 모티브를 딴 아프리카풍 무늬나 스트라이프 · 도트 등 현란한 패턴도 올여름 수영복에서 두드러진 특징이다.

스트라이프는 방향에 따라 볼륨감을 살리거나 반대로 슬림해 보이도록 할 수 있어 자신 없는 체형을 커버하는 데 효과적이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이 제시한 올여름 수영복은 일반 패션처럼 1980년대로 회귀했다. 특히 비키니에 눌려 빛을 보지 못했던 원피스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원피스 수영복이라고 해서 가슴부터 허리를 모두 감싸는 밋밋한 스타일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과감한 절개로 굴곡 있는 몸매를 강조한 디자인이 비키니를 능가할 만큼 섹시미를 발휘하는 '모노키니'가 바로 그것이다. 모노키니는 원피스 스타일을 바탕으로 클리비지(가슴골) 라인부터 허리 · 배꼽 부분까지 절개 라인을 파 비키니처럼 보이는 토플리스 수영복을 일컫는다. 야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절개선이 몸매 결점을 보완해 섹시한 X라인 몸매처럼 보이게 해준다.

이와 함께 이번 시즌 주목할 아이템은 '선드레스'다.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시폰 소재를 사용한 선드레스는 비키니 위에 덧입어 여성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강조하고,간편하게 리조트웨어로 활용할 수 있어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구소연 휠라 디자인실장은 "이번 시즌에는 밝은 컬러를 믹스하거나 자연을 모티브로 화사하게 디자인한 비키니 위에 선드레스를 매치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설명했다.

남성 수영복도 변형된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스포티한 분위기에 세련된 느낌을 더했고,밝은 컬러를 여러 가지 조합하거나 커다란 프린트를 넣어 한층 화려하게 디자인한 제품들이 두드러진다. 1960~70년대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구릿빛 피부의 근육맨들에게 어울릴 법한 웨이크팬츠 스타일,화려한 색감을 이용한 하와이안 팬츠 등 선택폭도 넓어졌다. 이런 트렌드는 명품 컬렉션에서도 나타난다. '알렉산더 맥퀸'은 여성의 원피스 수영복처럼 홀터넥 라인(끈을 목 뒤로 묶는 스타일)이 독특한 남성원피스 수영복을 컬렉션 무대에 올려 주목을 받았고,'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카고팬츠 스타일의 웨이크팬츠를 선보였다.

이 밖에 '디스퀘어드'는 섹시한 삼각팬츠와 복서팬츠를,'구찌'는 야자수와 꽃무늬가 요란한 하와이안 팬츠를 선보였다.

◆내 체형에 맞는 수영복은


하지만 유행은 유행일 뿐이다. 완벽한 S라인 몸매가 아닌 이상 수영복 선택에 있어선 유행 이전에 체형부터 고려하게 된다. 탄력 있는 라인을 완성하지 못한 채 여름을 맞았거나 짧은 다리,일자 허리 등 개선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조금이라도 보완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르는 게 우선이다.

가슴이 빈약하고 마른 체형에는 스트라이프 · 도트 무늬나 러플 · 프릴 장식 등으로 볼륨감을 살린 디자인이 좋다. 비키니 상의 컵 아래 잔주름을 잡거나 작은 캡보다 가슴을 전체적으로 감싼 제품을 고른다. 허리 라인도 없는 경우라면 굴곡 있는 몸매로 보이도록 해주는 수영복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허리 부분에서 배꼽 쪽으로 대담한 커팅이 들어간 원피스 수영복은 시선을 중앙으로 모아 허리 라인이 가늘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통통하다면 홀터넥 스타일로 가슴을 충분히 감싸주는 제품이 유용하다. 옆구리 부위나 네크라인을 과감하게 절개한 디자인은 글래머러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복부와 허리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배꼽 위까지 내려 오는 탱크톱과 허리가 살짝 노출되는 A라인 스커트 등을 입는 것도 괜찮다.

V존이 깊게 파인 원피스 디자인이 슬림해 보이는 착시효과를 준다. 시선을 위쪽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장식이 두드러지는 상의는 키가 작은 사람에게 유용하다.

비키니에 팬츠나 어정쩡한 길이의 랩 스커트를 레이어드하는 것은 짧은 다리를 강조하기 때문에 피한다. 대신 허벅지 부분이 깊게 파인 '하이 레그 스타일'은 다리가 길어 보이는 최상의 아이템으로 꼽을 수 있다. 펑퍼짐한 엉덩이가 고민이라면 짙은 컬러의 짧은 A라인 치마를 고른다. 두꺼운 허벅지는 원피스 스타일보다는 과감하게 클래식한 비키니를 입는게 좋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