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불황을 빠르게 비켜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한국 경제의 바닥 탈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한국은 정부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보여준 첫 사례다. "(CNN),"한국 경제가 정부 정책 효과에 힘입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한국은행이 지난 1분기 성장률이 0.1%(전분기 대비)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내놓자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한국 경제 예찬에 나섰다. 금리 인하,인프라 투자 등 정부의 시의적절한 경기부양책과 원화 약세 효과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올초 3월 위기설 등을 앞장 서 보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경제가 올 1분기 0.1% 성장해 작년 4분기 -5.1% 성장의 악몽에서 벗어났다며 3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감세,금리 인하가 경기회복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프레데릭 뉴먼 HSBC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예상보다 빨리 약발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25%포인트 인하한 뒤 지난달 2.0%로 유지한 것은 적절했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정부가 일자리 지키기에 나선 것이 소비를 떠받쳐 성장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팀 콘던 ING그룹 아시아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부가 실업 최소화에 집중하면서 1분기에 경기침체 속에서도 개인소비가 작년 4분기보다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현대 · 기아자동차 등이 환율효과를 지렛대로 수출을 늘린 것도 1분기 성장의 주 요인이 됐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NYT는 전 세계 경기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곤두박질친 상황에서도 삼성전자가 휴대폰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예상 밖 호실적을 냈다고 전했다. 월지는 한국이 외환위기(1998년),신용카드 대란(2003년) 등 굵직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정책 노하우를 터득,위기 대응력을 키웠다고 보도했다.

높은 수출의존도와 단기외채 비중을 들며 '한국 때리기'에 적극적이던 국제 신용평가사와 금융사들도 무지갯빛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경기침체 아니다(no recession)'란 제목의 최근 보고서에서 "보통 전분기 대비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경기침체로 보는 만큼 한국은 경기침체가 없었다"며 "수출기업들의 탄탄한 경쟁력과 원화 가치 하락,한국 정부의 빠르고 공격적 조치 등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사회간접자본(SOC) 및 그린산업 개발 등 중 · 장기적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호평했다. 씨티그룹도 최근 보고서에서 올 2분기엔 수출과 제조업 부문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디스의 토머스 번 부사장은 "1분기 한국의 성장률은 일본만큼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며 "한국의 향후 5년간 평균 성장률이 4%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