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항공사들이 황금노선 증편과 국제선 취항,가격파괴 전략을 앞세워 살아남기 2라운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출혈경쟁이 빚어졌던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 불황까지 겹쳐 한성항공과 영남에어 등 두 개의 저가 항공사가 운항을 중단했다.

◆제주항공,국제노선으로 눈돌려

출범 3년째인 제주항공은 일부 국내선 노선의 시장 점유율을 1년 전보다 2배나 끌어올리는 등 저가 항공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당분간 국제노선 개척으로 경쟁사와 격차를 더 벌린다는 전략이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1월과 2월 각각 10%와 9.5% 수준이던 김포~제주 노선의 시장 점유율(2008년 평균 10.5%)이 올 1,2월 각각 16.5%와 18.6%로 최고 2배 높아졌다. 지난해 진에어,에어부산 등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입으로 김포~제주 노선 공급좌석이 10만여석이나 늘어난 상황에서 거둔 신장세여서 의미가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탑승률 역시 경쟁사보다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탑승률 76%를 기록,대형 항공사와 2%포인트 안팎까지 격차를 좁힌 김포~제주 구간은 지난 2개월 동안 78%로 탑승률이 높아졌다. 부산~제주 노선도 올 1,2월 평균 탑승률 87.4%를 보이며 경쟁사보다 6%포인트 앞섰다.

제주항공은 지난 20일 일본 오사카와 기타큐슈에 정기편도 취항했다. 국적 저비용 항공사가 일본에 정기편을 띄우기는 한 · 일 양국을 통틀어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2013년까지 5개국 13개 도시에 정기노선을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 · 항공부문 부회장은 "연말까지 일본 4개 도시에 정기편을 취항할 계획"이라며 "전세기 운항 범위도 4월9일 태국 방콕을 시작으로 중국 칭다오,하이난 등으로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를 위해 연말까지 189석의 B737-800 2대를 들여오는 등 매년 2~3대씩 새 비행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증자 계획도 확정했다. 안 부회장은 "연내에 113억원을 증자하면 자본금이 800억원까지 늘어나 저비용 항공사 중 가장 큰 규모가 된다"며 "몇몇 외국 항공사와의 전략적 제휴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에는 환율 상승으로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 국제선이 자리를 잡으면 30억원 정도의 흑자를 볼 수 있다는 게 안 부회장의 예측이다.

◆승기 잡은 에어부산,재기 노리는 진에어

진에어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에어부산은 밀어붙이기 전략을 들고 나왔다. 에어부산은 여객수와 화물수송에서 진에어를 크게 앞서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 1월 김포~부산 노선에 취항했지만,두 달 만에 철수했다. 에어부산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에어부산은 여세를 몰아 진에어가 철수한 김포~부산 노선의 하루 운항횟수를 지난달 29일부터 18편에서 28편으로 대폭 늘렸다. 오는 6월14일부터는 매일 부산~김포 노선을 30편으로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진에어는 다음 달 부산~제주 노선에 취항, 설욕을 노리고 있다.

◆이스타항공,가격파괴로 승부

지난해 12월 출범한 저비용 항공사 이스타항공은 초저가 항공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출범 초부터 김포~제주 노선 항공권을 최저 1만9900원에 팔아 관심을 끌고 있다. 평균 5만원대인 기존 저가 항공사 가격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상직 이스타항공 사장은 "비행에 필요한 모든 부문을 아웃소싱하고 인력을 최소화해 아낀 비용을 항공권 가격 할인에 투자한다는 게 기본 전략"이라고 말했다.

기타큐슈(일본)=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