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적 노사관계 버려야 "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개별 사업장별로 경영사정이 어려워져 불가피하게 일자리를 줄이게 될 수도 있겠지만, 기업들은 될 수 있는 대로 인적 구조조정을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본격적으로 옮아붙으면서 올해 고용사정이 그 어느 때보다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이후 취업자 수가 현저히 떨어지는 등 고용시장이 당분간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하고 일자리 만들기, 특히 청년실업 해소가 앞으로 최대의 경제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임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무엇보다 노사가 협력해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그 대신 일자리를 젊은 층과 나눠 가지는 등 많은 근로자가 함께 일을 나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울러 "고용시장을 개선하려면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부터 손질해야 한다"며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 7월부터 2년의 사용제한 기간이 적용되면 대량 실업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리거나 기간제한을 폐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2000년 이후 연평균 10% 이상 상승해온 최저임금 수준도 조정하고 연령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와 함께 "노사관계가 이전보다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노사관계나 국내 노동운동 방식이 한 단계 올라서야 한다"면서 "대립적 노사관계를 버리고 상호 협력해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노조활동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구조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살아나느냐에 따라 국내 경기 회복 시기를 점칠 수 있다"며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지만,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우리나라 등 전 세계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지금은 좀 어렵더라도 조금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밝고 좋은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어려울 때일수록 기업과 정부, 근로자가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며 다시 한번 바람직한 노사문화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