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간 마찰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우리 나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작년 동기보다 14.3% 늘었고 5월 연휴기간에는 무려 19편의 한국 영화가 일본에서 개봉됐다. 중국의 한류 열풍이 다소 수그러졌다고는 하지만 가수 장나라가 지난 3월 발매한 `일장(一長)' 앨범은 이미 100만장이나 팔렸고 중국 최대 연예잡지(當代歌壇)는 5월 외국 인기 연예인 상위 10위권에 한국 스타를 8명이나 포함시킬 정도로 한류 스타의 인기가 여전하다. 베트남에서는 한국산 전자제품이 일본산보다 선호되고 홍콩에서는 대장금 열풍이 불고있으며 멕시코, 말레이시아, 이집트, 러시아 등지에서도 드라마를 비롯한 한국산 콘테츠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한류를 견인하는 콘텐츠 상품도 확대되면서 한국만화 `신암행어사'의 경우 단행본만 일본에서 150만부이상 판매됐고 중국에서는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가 중국 현지 시장의 65%를 점유했다. 그러나 대만이 오는 7월부터 한국 드라마 등에 대해 20%의 수입관세를 부과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중국도 외국 드라마 방영시간 제한 등 한류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일 `한류 지속과 기업의 활용방안' 보고서를 통해 정리한 최근 한류의 현주소다. 보고서는 한류의 지속성 여부를 둘러싸고 일시적인 유행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대중문화 유행을 넘어 하나의 사회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라며 한류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류를 내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순한 콘텐츠 유행을 뛰어넘어 전세계를 상대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과거 `니폰필(Nippon Feel)'과 같이 한류를 `필 코리아(Feel Korea)'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콘텐츠가 담는 정신을 한국만의 것이 아니라 아시아의 공통 가치까지 아울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한류의 확산단계를 대중문화 유행→파생상품(콘텐츠, 관광, 화장품) 구매→한국 상품 구매→한국 선호의 4단계로 구분한 뒤 ▲중국, 베트남은 한국상품 구매 ▲일본, 대만,홍콩은 파생상품 구매 ▲멕시코, 이집트, 러시아 등은 대중문화 유행단계인 것으로 각각 분류했다.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콘텐츠나 한류스타와 직접 연계된 파생상품 구매단계에 머물러 있으면 한류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고 창출되는 가치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한류를 착근시키고 내실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