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노하실라, 빨리 빨리 리콜하자" 국내 양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압력밥솥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언론 지상에 모 회사의 압력밥솥이 폭발했다는 기사가 나가면서 압력밥솥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소비자들 사이에 일자, 서둘러 리콜에 나서거나 괜한 불똥이 튀지 않도록 리콜 기간이 지났음에도 기간을 연장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자사가 리콜중이던 압력밥솥 제품이 지방에서 잇따라 폭발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당장 CEO인 김쌍수 부회장이 이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소비자의 입장에 선신속한 해결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인지 이 회사는 사고 발생 이틀만인 21일자 각 일간지에 큼지막하게 광고를 내고 소비자들에게 지난 7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리콜 대상 압력밥솥 제품인지를확인할 것과 이 경우 리콜에 응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있다. 여기에다 리콜 모델을 보유한 고객 중 아직 리콜을 받지 않은 고객에게는 직접방문해 문제가 된 내솥을 무상으로 교체해 주는 것은 물론, 리콜에 응해준 `감사'의표시로 현금 5만원을 제공하겠다는 `파격'까지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제 압력밥솥이라는 말만 들어도 놀랄 정도"라며 "압력밥솥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할 경우, 소비자 안전도 문제지만 회사 이미지에도 치명적인만큼 신속하게 리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다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강건너 불보듯한 상황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6월에 공개 리콜을 발표했던 압력밥솥 일부 모델에 대한 리콜률이 50%에 그치자 지난해 말 CEO인 윤종용 부회장이 직접 지시로 이례적인리콜 재공지를 실시, 리콜률을 90% 가까이 끌어올려 상대적으로 안심인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경쟁사 제품의 폭발로 다시 한번 압력밥솥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A/S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는 `비상'이 걸렸다. TV에서 압력밥솥 폭발 보도가 나간 다음날에는 오후에만 50건이 넘는 전화가 걸려와 `내가 사용하는 압력밥솥이 리콜 대상이냐', `삼성전자 압력밥솥은 문제가 없는 거냐' 등의 문의가 폭주했다고 센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비스센터측은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불안감이 높아짐에 따라 공식적으로는 지난달 초까지만 진행됐던 리콜 재공지 제품에 대한 부품 무상교체 작업을 앞으로도 계속하기로 하고 관련 상담원에게 이같은 사실을 주지시키고 있다. 또 고객이 서비스센터 영업시간내 해당 제품을 가지고 찾아오기가 어려울 경우,서비스 기사가 직접 방문해 관련 부품을 무상으로 교체해 주도록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 항상 접촉해야 하는 가전업체로서는 압력밥솥 폭발과같은 사건은 악재 중 악재"라며 "악영향이 다른 제품까지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회사로서는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PL센터에 접수된 상담 결과에 따르면 제품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해신체.재산상 손해를 입은 경우를 일컫는 `PL사고'를 일으킨 제품으로는 전기밥솥이화상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올해의 경우, 4월까지 접수된 PL사고 19건을 일으킨 제품중 전기밥솥이 상해 및 기타 3건으로 냉장고에 이어 2위의 불명예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