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RC(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산업이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다. 26일 CRC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CRC협회에 등록된 CRC업체수는 1백3개였으나 금년 9월 말에는 59개로 줄었다. 등록증을 반납하거나 폐업한 업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들의 투자활동도 부진해 올 상반기 동안 22개 조합이 해산됐지만 새로 결성된 조합은 8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1조2천25억원이던 CRC업계 투자액은 올 상반기에는 2천4백6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하반기 투자액도 2천억원 안팎에 그칠 전망이어서 올해 총 투자액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CRC산업이 위축된 데는 경기침체로 투자자금을 모집하기가 힘들어진 데다 부실기업시장도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CRC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쏟아졌던 부실기업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라며 "부실기업 매물찾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간간이 나오는 매물 역시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예전같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업체들의 부정행위도 CRC산업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부 CRC들이 부실기업 정리를 일종의 머니게임으로 생각했다. 주식 띄우고 도망치든가,제3자한테 부실을 씌워놓고 잠적하는 일도 흔했다"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