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SK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손길승 SK그룹 회장에 대한 신병처리를 어떻게 할 지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검찰은 손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에서 SK해운을 통한 2천억원대 비자금 조성을직접 지시하고, 이 비자금 중 상당액을 정치권에 전달하는 것을 주도한 혐의가 드러날 경우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는데다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도 적지않고 최태원 SK㈜회장이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지 얼마안된 점 등 제반사정을 감안, 불구속 수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월 중순 SK비자금에 대한 본격 내사에 착수한 이래 SK해운과 SK구조조정본부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와 광범위한 계좌추적 등에서 SK해운을 통해 조성된 2천억원대 비자금 중 상당 규모의 자금이 현금 등으로 전환돼 정치권에 유입된구체적인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SK비자금) 수사가 기초단계는 아니고 그렇다고 마무리단계도 아니다"고 언급, 비자금 조성방법과 규모, 정치권 유입 여부등에 대한 조사는 상당 부분 진척됐으나 구체적으로 정치인들에게 어느 정도 규모의비자금이 어떤 명목으로 건네졌는 지 등에 대한 세부 조사가 남았음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2일 오전 소환 예정인 손 회장의 정확한 출두예정 시간과 조사실까지의 이동경로 등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문 기획관은 "수사팀에서 손 회장의 출두시간까지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의견을 냈다"며 "손 회장에 대한 조사시간은 손 회장이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