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앤화재평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15일 전례없이강한 태도로 중국의 환율 정책과 불공정 무역 행위를 성토했다. 또 유럽연합(EU)도 아시아 각국의 환율 정책에 불만을 드러내며 이번 주말 열리는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를 공론화할 태세이지만 중국은 위앤화 재평가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위앤화를 둘러싼 공방은 평행선을 긋고 있다. ◆美, 對中 압박 강화 = 미국 정부는 15일 부시 행정부 출범 이래 가장 강도 높은 톤으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성토하고 위앤화 재평가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도널드 에반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디트로이트 경제클럽에서 제조업체 관계자들과 가진 회의에서 "(20여개 도시에서 열린) 회의 결과 중국만큼 많은 우려를 산 국가는 없었다"고 말했다. 에반스 장관은 "미 정부는 위앤화 가치가 자유시장의 영향력에 따라 결정돼야한다고 생각하며 (존) 스노 재무장관이 2주전 이 같은 미 정부의 입장을 중국 정부에 정확히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이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미 상품 공급망을 자유롭게 확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약속을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는점 등을 들며 "우리는 무작정 기다리지만은 않을 것이며 중국이 약속을 지키도록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에반스 장관은 또 미 제조업체들이 중국의 폐쇄된 시장과 지적 재산권 침해, 합작 벤처의 강제 기술이전, 폐쇄적인 금융시장 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경쟁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불공정 경쟁을 좌시하지 않을것"이라고 못박았다. 미 상무부는 이 같은 중국의 대미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상무부 내에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팀(UTPT)'을 설립할 방침이다. 상무부는 이와 함께 미국내 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의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신설하는 산업분석국(OIA)에 무역진흥 차관보와 제조업 차관보 직위를 새로 만들 예정이다. 한편 전미제조업자협회(NAM)는 하원의 공화, 민주 양당 지도자들과 협력, 위앤화 평가절상에 대한 정부의 대중 압박 강화를 촉구하는 결의안 제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 EU도 위앤화 압박 가세 = EU는 오는 20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G8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아시아 각국에 환율 조정 압박을 가하는 한편 위앤화 재평가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재무장관들은 지난 13일 이탈리아 휴양지 스트레사에 모여 아시아 각국이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5일 전했다. 장관들은 이 회의에서 중국 위앤화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제임스 맬컴 JP모건 외환 전략가는 "유럽 국가들이 위안화 재평가 문제에 보다 집중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中 입장불변..S&P 지원사격 =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한 환율 재평가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가까운 시일 내에 위안화 평가절상에 나설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국영 신화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중국 경제일보는 중국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리양(李揚)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장의 말을 인용,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유지하되 점차 변동폭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리 소장은 "중국은 보다 유연한 환율 정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위앤화 재평가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위앤화 정책에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중국이 위앤화 환율제도를 자율변동환율제로 변경하면 중국 신용평가에 불리할 수 있다고 15일 경고,중국의 입장을 지원했다. S&P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경쟁교역국들이 위앤화 재평가를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이 위앤화 가치를 조정하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며"중국의 은행시스템이 위앤화 자율변동환율제를 받아들일 만큼 견고하지 못하다" 고지적했다. (디트로이트.런던.상하이.홍콩 AP.AFP.교도.블룸버그=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