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27일 "선진국 경제가 국민소득 1만달러를 전후한 수준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듯이 한국 경제도 일종의 '중진국 함정'에 빠진 듯하다"고 진단했다. 정 총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서울대 국제경쟁력연구센터(센터장 홍기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창립 기념 '한국의 국가경쟁력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정 총장은 "이곳 저곳에서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이야기하는 경제학자들이 늘고 있다"며 "한국의 산업경쟁력과 경제시스템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날 한국 경제는 가까운 시일에 좋아지리라는 낙관을 할 수 없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무엇보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할 유능하면서도 강력한 리더십이 결여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시장경제에 대한) 과격한 기대와 성급한 수술은 경제사에서 그렇게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점진적인 개량론을 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